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우리나라 어머니





김준태




우리나라 어머니는

당신 입맛 따로 없네!

시고, 짜고, 맵고, 달고,

쓴맛 가리지 않으시네

자식새끼 키우다 보면

신 것 좋아한 놈이 있고

짠 것 좋아한 놈이 있어

매운 것 좋아한 놈 있어



단 것 좋아한 놈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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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것 좋아한 놈이 있어

우리나라 어머니는

당신 입맛 따로 없네!

진 밥 무른 밥도

자식들 입맛에 맞추네

자식새끼 다섯이면

다섯 입맛 맞춰 주고

자식새끼 열 놈이면

열 놈 입맛 맞춰 사시네.

다른 나라 어머니는 본인 입맛 따로 챙겼는지 모르지만, 궁핍했던 시절 우리나라 어머니는 당신 입맛 따로 없었고 말고요. 입맛 타령도 사치인 보릿고개에 ‘나는 밥맛이 없다’며 밥그릇 밀어 줄 때 정말 그런 줄 알았던 자식도 하나 잘 알고 있지요. 그릇 바닥이 거울이 되도록 싹싹 비웠지요. 시고, 짜고, 맵고, 달고, 쓴 자식들 까다로운 입맛 오현금을 어찌 조율하셨을까요. ‘어머니를 꽉 쥐면 주르륵 눈물이 쏟아진다. 주원료가 눈물이다’라는 어떤 시인의 말이 떠오르는 오월이네요. 어린이를 톡 건드리면 까르르 웃음이 쏟아지는 오월이기도 하네요. 웃음들 데리고 눈물에게 다녀오세요. <시인 반칠환>

/여론독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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