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현정택의 세상보기] 고용 살아나야 진짜 회복이다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정부 "경제회복" 자화자찬하지만

3월 실업자 121만명 '고용 역주행'

기업 규제 풀어 민간고용 늘려야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전 청와대 정책수석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전 청와대 정책수석





최근 개선된 경제지표가 발표됐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1.6%, 4월 수출은 지난해 대비 41.1% 증가다. 기업경기실사지수도 올랐다. 정부는 늘 그래왔듯이 한국이 주요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코로나19에서 회복됐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고용이 살아나야 제대로 된 경제 회복이라고 할 수 있다. 3월 실업률은 4.3%로 지난해보다 올랐으며 실업자는 121만 명이다. 그냥 쉬었다는 사람도 243만 명으로 늘었다.

고용 문제는 모든 계층이 다 겪었지만 청년과 여성이 받은 타격이 심각하다. 청년에 대해서는 정부 재정으로 104만 개의 일자리 창출 계획을 만들었지만 근본 대책이 못되며 오히려 문제 해결을 지연시킬 소지가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청년층 고용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공식 실업률과 체감 실업률의 괴리가 크다는 내용이다. 공식 실업자는 10명 중 1명이지만 고용 보조 지표를 통해 본 잠재 실업자는 4명 중 1명이다. 단시간 일하는 사람도 취업자로 함께 분류돼 고용 실태를 희석한다고 했다. 단기 아르바이트 같은 정부 일자리로 늘린 취업자 통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체감 대책을 만들라는 주문이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찾아 청년 일자리 대책을 논의했는데 민간에 눈을 돌렸다는 것은 다행이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기업의 공개 채용을 늘려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기업 활동을 옥죄는 규제를 풀고 고용 유연성을 확대하는 제도적 개혁을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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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은 코로나19로 인한 여성 취업자 감소 폭이 남성 취업자의 1.7배라고 분석했다. 비대면 수업에 따른 육아 부담으로 경력 단절 여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중고 등교 수업으로 교육을 정상화하고 여성을 비롯한 젊은 층이 일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바닥권으로 일본에도 뒤진다. 그동안 조금씩 격차를 줄여왔지만 감염병 사태로 다시 후퇴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적·문화적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고용이 대폭 감소한 곳은 대면 서비스업이다. 식당· 학원· 체육·문화·서비스업의 영업 금지나 제한 같은 직접적인 통제는 최대한 피해야 한다.

한국의 고용 문제는 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발생한 구조적 원인 탓이다. 한국은행은 2020년 실업률 4.0% 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충격으로 발생한 부분은 불과 0.1%이고 나머지 3.9%는 추세에 따른 실업, 다른 말로 하면 누적된 문제로 인한 실업이라고 분석했다. 경직적 노동시장이 하나의 예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법제화 등이 실업을 늘렸다는 의미다. 현재 정부가 임기 마지막 최저임금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임기 중 1만 원’ 공약 실천을 이유로 다시 급격히 인상한다면 고용 회복은 더욱 요원해진다.

정부의 직접적 고용 정책도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주 ‘광주형 일자리’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청와대는 이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51조 원의 투자로 13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이 공장은 지자체의 임금 보조로 자동차를 생산하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민간 부문의 경쟁력 있는 생산 활동을 막아 고용이 저해된다.

미국은 최근 한 달에 100만 명 내외의 새로운 고용을 민간 부문에서 만들어내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14.7%까지 상승했던 실업률이 5%대로 내려가고 1년 안에 완전고용 수준을 회복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백신도 경제도 고용도 진짜 모범국이 되는 길을 밟고 있다.

/여론독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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