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특허괴물, LG 5G 표준 기술도 눈독…韓기업에 전방위 소송 예고

■ LG 기술 산 특허괴물, 삼성 공격

美·유럽·中 등 LG 특허 확보 치열

이노텍 이어 LG전자 특허도 가지면

경제적 가치 커 추가 소송 잇따를듯

지난달 서울 강남구 서초동 삼성딜라이트 내의 갤럭시S21 광고물 /연합뉴스지난달 서울 강남구 서초동 삼성딜라이트 내의 갤럭시S21 광고물 /연합뉴스




LG전자(066570)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른 특허 기술 유출 우려가 예고된 가운데 LG이노텍(011070)의 무선 충전 특허를 인수한 글로벌 특허전문업체(NPE)가 삼성전자(005930)를 상대로 미국에서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LG전자가 5세대(5G) 네트워크 표준 특허 등 각종 모바일 관련 특허에서 상당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었던 만큼 앞으로도 이를 사들인 특허전문기업이나 제조사에서 유사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아일랜드의 NPE인 스크래모지테크놀로지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서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아메리카가 안테나 조립과 생산 방식에 대한 특허 등 3건의 특허를 침해해 제조한 제품을 미국에 유통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스크래모지는 세계 각국에서 특허 포트폴리오를 매입한 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대상으로 한 소송으로 배상금을 받아 수익을 내는 특허전문기업이다.

스크래모지가 침해를 주장한 특허는 ‘안테나 조립 및 제조 방법(US9553476)’ ‘무선충전용 전자부스터 및 제조 방법(US9825482)’ ‘수신 안테나 및 이를 포함하는 무선 전력 수신 장치(US9997962)’로 LG이노텍이 지난 2013년과 2014년 국내외 출원한 기술이다. 대상 스마트폰은 2015년 출시된 ‘갤럭시S6 엣지’부터 지난 1월 출시된 ‘갤럭시S21’ 시리즈까지 삼성전자가 출시한 28종의 제품에 달한다. 스크래모지는 소송에 앞서 지난 2월 미국특허청(USTPO)에 등록된 LG이노텍의 특허 95건과 출원 중인 특허 28건 등 123건을 사들였다.



LG그룹 계열 전기전자 소재·부품 제조 업체인 LG이노텍은 LG전자와 애플 등에 무선 충전 모듈과 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해왔다. 이후 LG이노텍이 2019년 무선충전 사업에서 철수한 뒤 관련 특허 매각을 추진했고 2월쯤 글로벌 특허전문회사와 매각 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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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측은 “스크래모지테크놀로지 측의 법률 대리인이 제출한 소장을 확인한 뒤 대응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5G 표준 특허 등 각종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은 물론 미국 NPE들까지 전방위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만큼 앞으로도 유사한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허 업계에서는 매물로 나온 LG전자의 5G 표준 특허의 시장 가치가 1조~2조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도 핵심 모바일 특허와 원천 기술 등의 지식재산권(IP)은 내재화해 전장(자동차 전기장치)과 스마트 가전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모든 특허를 유지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양도나 매각 등으로 가닥을 잡은 모바일 특허 기술에 대해서는 이를 사들인 특허관리업체들이 유사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스크래모지가 침해를 주장한 3건의 특허 외에 120건의 LG이노텍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삼성전자를 상대로 추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스크래모지는 아일랜드 헤지펀드 등 글로벌 금융자본이 투입된 NPE로 삼성·LG·애플 등을 상대로 동시다발적 특허 소송을 진행하는 솔라스OLED·네오드론 등과 함께 아일랜드 특허전문 관리기업인 아틀란틱 IP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 업체 샤오미나 오포 등과 손잡은 특허관리업체 등에서 LG전자의 특허 매입에 나서면 삼성 등 국내 업체가 추가적인 소송전에 휘말릴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한꺼번에 확보하면 경제적 가치가 더욱 커진다”며 “특허관리업체가 주도하는 유사 특허 분쟁이 더 빈발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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