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7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관련 사업자를 금융위원회에서 인가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가상자산 시세가 급등하면서 거래 등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향후 양도세 부과를 위해 투자자의 본인 확인 의무 방안도 담았다. 그러나 이들 거래가 시작된 지 4년여 만에 제도화가 추진되면서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융위가 가상자산거래소를 인가하는 내용을 담은 ‘가상자산업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이 법안에 따르면 금융위에 가상자산거래업자 인허가권을 비롯해 관리·감독 업무도 주어진다. 또 거래소를 포함한 가상자산사업자에 실명 확인과 자금세탁 방지 의무도 부여했다. 따라서 법안이 통과되면 모든 가상자산 거래가 실명 확인된 상태에서 이뤄져 가상자산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도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소득이 있으면 과세해야 하고 지금 (가상자산을) 기타자산으로 분류했으니 과세하는 게 맞다”며 “누구 소유인지 확인돼야 분리과세든 종합과세든 제대로 되니 제도화가 급하다”고 설명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도 “(법안이 통과되면) 정부의 책임 소재도 명확해진다”며 “부처에서도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가상자산거래소) 이용자들이 한꺼번에 자금을 인출하는 ‘코인런’ 현상이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정부의 늑장 대응이 도를 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감사원이 소관 업무를 떠넘기고 있는 각 부처의 직무 감찰에 나설 것, 문제 있는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해 검찰·경찰이 즉각 수사할 것, 금융 당국이 가상자산거래소 계좌를 동결한 것 등을 요구했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