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안보

"586 선동정치에 韓 극단 바이러스 감염"

[탈진영 원로 지식인 '만민토론회']

현집권세력 잘못·실수 인정않고

문제 지적하면 문자폭탄 등 테러

경제민주화 몰두 성장동력도 잃어

중산층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

공공부문 개혁이 앞으로 나아갈길

10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만민토론회에서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나’를 주제로 양승태(왼쪽 두 번째)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탈진영’을 표방하는 원로 지식인들이 문재인 정부 집권 4년을 맞아 일부 ‘586세대’ 정치인들의 선동 정치와 이들의 맹목적인 지지층이 맞물려 한국 민주주의가 ‘극단주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며 경종을 울렸다. 또 세계경제가 디지털화와 세계화의 흐름에 맞춰 중산층의 역량을 키우는 동안 문재인 정부는 지난 4년간 경제민주화에 몰두하면서 성장 동력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중산층이 혜택을 공유하는 새로운 경제성장 패러다임과 정부의 적극적인 공공 부문 개혁이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이라고 제언했다.

탈진영을 선언한 진보·중도 성향의 원로 지식인들로 구성된 만민토론회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나’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문재인 정권 4년 동안 한국 민주주의가 선동 정치와 극단주의의 함정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대환 인하대 명예교수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 논란을 두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악성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 집권 세력은 지금까지 잘못이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에게 저급한 프레임을 씌우고 집단적 문자 폭탄 등 테러 수준의 행보를 묵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의 중심에 일부 586세대 정치인들이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양승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시민운동가나 노동운동가 인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진보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출세 운동에 열중한다”면서 이들을 ‘사이비 진보’라고 규정했다. 이어 “국민의 정치적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은 사이비 진보 집권층의 이중적 인간성과 위선적 도덕주의와 허구적 역사 인식”이라며 “사이비 진보 이념을 선량함·친근함·순진함으로 포장한 인물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일부 국민들이 있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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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지식인들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민주화로 인해 한국 경제가 중산층을 키울 성장 동력을 잃은 점도 비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경제민주화는 정권의 필요에 따라 이용되면서 정책의 일관성을 저해했고 포퓰리즘의 불씨가 돼 재정지출 원칙을 훼손하고 규제 강화로 이어졌다”며 “(문재인 정권이) 경제민주화에 빠진 사이 중산층은 디지털화와 세계화의 흐름에 대응할 역량을 키우지 못하고 경제는 고비용·저효율 함정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중산층의 일자리가 집중된 중소기업과 서비스업 등이 보호와 지원의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자체적인 혁신을 위한 경쟁 유인이 줄어들어 ‘중산층의 저소득화’가 진행됐다는 지적이다.

원로 지식인들은 한국 경제의 재건을 우선순위로 두며 다음 정권이 나아갈 길로 디지털화의 혜택을 중산층이 공유하는 새로운 경제성장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이 ‘저생산의 덫’에서 빠져나오려면 개별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아닌 전체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강화가 시급하며 자본 투입이 아닌 인적 자본을 통한 기술 혁신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복지국가를 목표로 내걸기 전에 공공 부문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일자리를 만든다면서 실업률만 높이는 문제를 막기 위해 선진국들은 공공 부문 개혁에 매달려왔다”며 “(그러나) 정부가 세금으로 시민 단체를 지원하면서도 투명성이나 정보 공개를 요구하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과 학교·노조에 혁신을 요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김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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