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신발 공단으로 유명했던 부산에서 최근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신발 제조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리사이클(재활용) 천연가죽을 통해 환경 친화적인 구두(사진)를 제작하는 팀스티어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친환경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김상규 팀스티어 대표는 10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구두의 매력을 높이면서도 환경 친화적인 소재인 리사이클 가죽을 사용해 환경과 품질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며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구두 시장에서도 친환경 소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15년 동안 부산 신발 공단에서 실무자로 일하며 노하우를 쌓았다. 2016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창업을 준비하다 2017년 팀스티어를 창업했다.
팀스티어는 부산의 토종 신발 제조기업으로 리아시클 가죽을 통해 구두를 제조한다. 천연 가죽은 그동안 많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소재였지만 천연가죽을 생산하기 위해선 가축을 대량 사육하고 가공 과정에서도 많은 환경 오염이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환경 경영이 주목받으면서 제화업계에도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친환경 소재는 신발 산업에서는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다. 양모나 나뭇껍질 소재를 이용해 운동화를 제조하는 미국의 신발 스타트업 '올버즈'는 조단위 기업가치를 가진 기업이 됐다. 이밖에 버섯 균사체나 선인장을 활용해 신발, 의류 소재를 연구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앞으로 신발 산업 역시 친환경 소재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리사이클 가죽은 천연가죽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자투리 가죽과 폐기되는 가죽을 재가공해 새로운 소재를 생산한다"며 "리사이클 가죽을 사용하다 보니 가격도 저렴해 5~6만원대 가격으로도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리사이클 가죽은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무게까지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구두의 무게가 400g 안팎인 데 비해 팀스티어 구두는 200g 전후의 가벼운 무게가 장점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기존에 가벼운 구두를 만들기 위해서 초극세사 소재의 합성가죽을 사용했지만 리사이클 가죽을 활용하면서 가벼운 성질을 이용해 무게가 덜 나가는 구두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작 방식에서도 변화를 줬다. 팀스티어는 다른 구두 제품과 달리 한 장의 커다란 가죽으로 구두를 제조한다. 천연가죽을 소재로 이용할 경우 작은 가죽으로 잘라 재봉해 붙이는 기존의 방식 탓에 소재의 품질이 좋아도 내구성이 떨어질 수 있다. 팀스티어는 한장의 리사이클 가죽을 별도 손질 없이 재단하는 방식을 택했다. 팀스티어가 사용하는 리사이클 가죽은 국내 우수한 기업에서 직접 생산한 소재다.
김 대표는 “신발 산업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하지만 오래된 노하우와 높은 기술력, 뛰어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면서 "환경 친화적인 소재와의 접목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