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투자의 창] 훌륭한 주식을 너무 일찍 판다면

송준혁 베어링자산운용 펀드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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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2년 사이 고성장 기업들은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눈부신 질주를 펼쳤다. ‘서학 개미’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한국의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테슬라·애플·아마존·넷플릭스 등에 투자하고 있다. 상승 초기에 투자했다면 경이로운 수익률을 거뒀을 것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놀라운 상승장의 배경에는 각 국가들의 완화적인 재정·통화정책과 유례없는 유동성에 힘입은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가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부터의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유동성 환경이 주식시장에 불리하게 변해갈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계속 오를 것만 같던 성장주들도 등락을 반복하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성장주를 포함한 주식시장의 상승 속도가 둔화되면서 어떤 투자자들은 암호화폐로 눈을 돌렸다. 비트코인의 변동성마저 만족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심지어 제2의 비트코인을 꿈꾸며 알트코인에 열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단기간의 높은 변동성에 기대 투자하는 방법은 때로는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그 같은 매매가 반복될수록 성공 가능성은 낮아지기 마련이다. 미래 가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위험 관리 노력 없이 가격 변화에만 주목해 매매를 반복하는 것은 올바른 투자라고 볼 수 없다. 기업이 산업 내 핵심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지, 투자 대상 종목이 적정한 범주 내에서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지, 위험 수준은 감내할 만한지 등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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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주 투자 이론을 정립한 필립 피셔는 “주식 투자에서 입을 수 있는 가장 큰 손해는 훌륭한 회사의 주식을 너무 일찍 파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말을 남겼다. 가장 교과서적인 성장주 투자 방법은 성장 산업 내의 경쟁력 있는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다. 예로 우리나라 대표 성장주인 네어버는 상장 이후 20년 동안 200배에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한 가지 전제가 있다. 투자한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성에 변화가 없는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필립 피셔가 수십 년간 보유했던 모토로라도 그의 사후 휴대폰 산업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변화할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결국 분할 매각됐다. 이처럼 피투자 기업이 대내외 환경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나가는지를 항상 주의 깊게 살펴봐야 성공적인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성장주 투자에 ‘Quality-GARP(Growth at Reasonable Price)’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적절한 가격의 성장주에 투자한다는 GARP라는 전략을 기반으로 기업의 질적 부분에 대한 분석을 강화해 해당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기업 내외부에 변화가 있을 때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다시 분석한다.

숨 가쁘게 달려온 유동성과 변동성의 시장은 서서히 끝나가는 듯하다. 높은 수익률만 좇던 흥분 상태를 가라앉히고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구성을 점검해볼 시기다.

/송준혁 베어링자산운용 펀드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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