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SEN] '따상' 물거품된 SKIET, 주가 급락 원인은


[서울경제TV=김혜영기자]역대 최대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화려한 증시 입성을 예고한 SK아이테크놀로지(SKIET)가 상장 첫날 고배를 마셨다. 공모주 불패 신화가 깨지며 SK아이테크놀로지의 상장 첫날 급락 원인과 주가 향방 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SK아이테크놀로지는 공모가(10만5,000원)의 두배로 시초가(21만원)를 형성한 뒤 개장 직후 5.95%(1만2,500원) 오른 22만2,5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개장 10분 만에 힘이 빠진 주가는 이내 급락세로 돌아섰고 25%가 넘는 급락세를 보이며 장중 15만5,5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는 최근 상장한 기업공개 대어 중 가장 부진한 성적표다.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 기록 후 상한가 직행)으로 장을 마친 SK바이오사이언스와 카카오게임즈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상장 전 시장에서는 SK아이테크놀로지의 ‘따상’은 당연하다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일반인 공모주 청약에서 역대 최고 금액인 80조9,017억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이며 공모주 광풍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앞선, 기관 대상 수요예측 역시 1,883대1의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이에 더해 상장 첫날 시장에 풀리는 유통가능 주식 비중 역시 총 발행주식의 15%에 불과해 시장은 안정적인 상승을 점쳤다. 통상 유통 물량이 적을 수록 상장 후 주가 상승 여력이 크기 때문이다. ‘따상’에 성공한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첫날 유통 물량은 22.6%였다.

그러나, ‘따상’의 꿈은 물거품이 됐고 주가는 곤두박질 쳐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증권가에서는 SK아이테크놀로지의 주가 급락 원인으로 높은 공모가를 꼽고 있다. 수요예측 당시 가치평가(밸류에이션)가 과도했다는 평가다.


SKIET 확정 공모가는 10만500원. 직전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때보다 3배나 높은 몸값을 형성했고 이 부분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공모가가 높아지면서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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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아이테크놀로지의 지난해 매출은 4,693억원, 순이익은 882억 원에 불과하다. 즉, 작년 이익 기준 계산한 공모가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5배에 이른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9월 PE(사모펀드) 프리미어슈페리어가 SKIET 프리IPO 당시 평가한 SK아이테크놀로지의 기업가치는 3조원 수준"이라며 "이후 공모 때 9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았는데 프리IPO 이후 7개월만에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을만한 요인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성장 기대를 반영하더라도 프리IPO 때보다 30~40% 정도 높은 4조원선이 적정하다"며 "장기적인 적정 주가는 10만~16만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간밤 뉴욕증시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테슬라를 비롯한 기술주의 주가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국 현지시간 10일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6% 급락했다. 경기 회복으로 인해 연방준비제도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 긴축으로 돌아설 우려가 나오면서 기술주, 성장주로 분류되는 나스닥 시장이 위축된 데다, 2차전지 관련 주가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에,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의 상당수가 개인투자자인 만큼 2차전지 관련 뉴스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증권가의 평이다. 통상 테슬라의 주가 향방에 따라 국내 2차 전지의 주가도 연동되는 경우가 상당하다. 상장 타이밍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함께, 분리막 시장 자체의 성장성은 상당하지만 향후 전고체 전지 시대가 도래할 경우 시장성이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고체 전지는 SK아이테크놀로지 주력인 분리막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본격 확산될 경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고체 전지 도입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2028년 이후로 당장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한편, 증권가에서 제시한 SK아이테크놀로지의 적정 주가는 유안타증권 10만∼16만 원, 하나금융투자 14만 8,000 원, 메리츠증권 18만 원 등 10만 원대다./hyk@sedaily.com

/김혜영 hyk@sedaily.com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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