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통화 공급 시스템에서 모든 돈은 은행에 진 채무다. 이자는 은행의 수익금이 되어 경제에 다시 주입될 수 있지만, 상환된 원금은 은행 대차대조표에서 제로가 되어 사라지고, 통화량은 상환액만큼 부족해진다. 그런데 물가 변동 없이 경제 규모를 유지하려면 통화량도 유지돼야 하므로, 누가 은행 빚을 갚으면 다른 누군가는 그 만큼, 또는 그 이상의 빚을 내야 한다. 결국 경제 전체로 보면 은행이 창조하고 대출하는 모든 돈을 그냥 나눠 줘도 문제가 되지 않는 셈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민간은행에 이자까지 지불하면서 돈을 빌려다 쓰는 것일까? 책은 기본소득 형태로 공평하게 화폐를 나눠 가짐으로써 경제에 통화를 공급해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하며, 이를 '국민의 화폐주권 확립'이라고 표현한다. 저자는 프랑스 사회단체 공정화폐운동의 공동 창립자다. 2만2,000원.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