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인플레이션 공포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국고채 금리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13일(현지 시간)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기 대비 6.2% 오르며 시장 전망치 5.8%를 크게 웃돌았다. PPI의 급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이 현실화되면서 5월 소비자물가도 크게 오를 것이라는 공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의 지난 4월 물가 상승률이 13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내자 주식·채권 등 금융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상승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채권시장에서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1bp(1bp=0.01%포인트) 오른 2.156%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만 해도 연 1.9~2%대 수준을 유지하던 금리는 지난달 30일 2.1%를 돌파한 후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124%로 전날보다 0.3bp가량 올랐다. 10년물을 중심으로 오름폭이 커지면서 장기금리 상승을 예상할 수 있는 10년물과 3년물의 장단기 금리 차는 1.9배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장기금리는 적자 국채와 40년 만기 주택담보부증권(MBS) 발행 규모 등이 결정될 오는 7월에야 고점을 찍고 상승 폭이 축소될 것”이라며 “하반기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최대 1.40%, 2.4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가와 금리 상승의 충격은 증시 조정으로 이어졌다. 간밤에 미국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2.67% 폭락한 데 이어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1.25%, 1.59% 하락해 3거래일 연속 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2.49%), 대만(-1.465), 중국(-0.96%) 등 아시아 주요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단기적으로 통화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은 낮지만 2분기에도 기저 효과와 이연 수요, 공급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물가 급등세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자산 가격 고평가 우려와 맞물려 금융시장의 위험 선호가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