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文 "한미정상회담을 백신허브 기회로"...백신 동맹 가속화

정상회담 의제 언급…'2+2 빅딜' 구체화

삼성바이오,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전망

전문가 "쿼드·백신 협력 맞교환 예상"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수급·접종 문제가 우리 방역과 경제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한미정상회담을 백신 생산 글로벌 허브의 기회로 삼겠다고 공식 언급했다. 한국 정부가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부분 가입과 반도체·배터리 투자 카드를 미국에 주는 대신 백신 협력과 온건적 대북 정책을 얻어내는 이른바 ‘2+2 빅딜’ 안이 구체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이번 방미를 백신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백신 생산 글로벌 허브 구상과 관련해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국내 위탁 생산 협약 가능성 등이 점쳐진다. 바이오 업계와 정부 안팎에서는 한국 질병관리청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 스와프’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백신 의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세계 2위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가 되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이를 한미정상회담과 연계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당시 한미정상회담의 의제를 대북 문제 중심으로만 설명했다. 지난달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멈춰 있는 한반도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리기 위한 노력과 함께 경제협력, 코로나19 대응, 백신 협력 등 양국 간 현안 공조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며 백신 의제를 간단하게만 짚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같은 달 30일 백신 생산 허브 의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할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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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과 관련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언급하면서 한미간 백신 동맹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우리 국민이 필요로 하는 백신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국가에 백신을 공급하는 생산 공급처가 돼 국내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청와대와 외교가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백신 파트너십은 핵심 의제로 손꼽힌다. 정부는 최근 미국 주도의 지역협력구상체인 ‘쿼드’와 관련해서도 백신과 관련한 워킹그룹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중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쿼드 가입을 유보해온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수급 문제가 국내 화두로 떠오르자 태도를 바꾼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 파트너십과 관련한 다양한 성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우리 국민을 위한 백신의 공급일정을 기존보다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반기 내 백신 1차접종 1,300만명 등 기존 목표를 달성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백신생산의 글로벌 전초기지 조성까지 협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미국의 백신 원천기술과 원부자재, 우리나라의 바이오 생산능력을 결합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생산 허브를 조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 경북 안동공장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데 한미정상회담 전후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백신 위탁생산 계약이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모더나의 mRNA백신을 생산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이 적극 지원하고 미국 내 주요 제약사들이 동참할 경우 이 같은 계획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와 미국이 쿼드 협력과 백신 파트너십 등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합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미 백신파트너십은 아시아 지역 내 우리나라의 백신 위상을 높이고 기술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력은 바이오시밀러 생산인데 백신 위탁생산을 통해 백신 관련 기술이전 등을 기대할 수 있다”며 “백신 원천기술 확보가 핵심 과제인 만큼 이 부분에서 국내 바이오업계의 성장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


윤경환 기자·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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