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논란과 관련, LH 본사 건물 앞에서 벌어진 항의 시위를 두고 '28층이라 안 들림, 개꿀' 등 조롱하는 듯한 발언으로 파문이 일었던 LH 직원의 신원이 파악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LH 감사실은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에서 이같은 조롱성 발언을 한 입사 2년차 직원에 대해 '해임 징계 처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LH에 따르면 감사실은 지난해 LH에 입사해 현재 수도권주택공급특별본부 공공정비사업처 소속으로 근무 중인 사원 A씨를 상대로 지난달까지 내부 감사를 벌인 뒤 인사관리처에 A씨에 대해 해임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LH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처분요구서에서 LH 감사실은 "공사는 광명·시흥지구 토지 투기 의혹에 따른 언론 보도 이후 현재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사와 직원들에 대한 명예를 실추시키는 글에 대해 일벌백계로 다스릴 계획으로, 무분별한 익명 게시행위를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안내를 수차례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A씨는 불특정 다수가 모인 오픈채팅방에 '저희 본부엔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함, 근데 28층이라 하나도 안 들림, 개꿀'이라는 서울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자들에 대한 조롱성 글을 게시함으로써 공사의 사회적 평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도 했다.
LH 감사실은 해당 발언을 한 직원에게 3월 12일까지 자진신고 할 것을 권고했지만 A씨는 이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LH 측은 "공사는 이 사건을 조기에 수습할 기회를 상실했고, 특별본부 소속의 다른 직원이 '개꿀' 발언을 한 당사자로 오해를 받아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등 정신적 피해를 입었고 조직의 분란을 발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내부 감사 과정에서 자신이 오픈채팅방에서 해당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허위 답변을 하기도 했고, 스마트폰에서 대화 내용을 지우고 카카오톡 앱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씨는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자들을 조롱하거나 비난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다"면서 "순전히 높이가 높아 안 들렸고 저층에 계신 사람들이 불편하겠다라는 생각에 관련 글을 게시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