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안보 차원에서 한미일 공조 재개에 시동이 걸리고 있다. 공군이 3년 만에 미군 주도의 다국적 연합 공군 훈련인 ‘레드플래그’에 참가해 일본 등과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다. 우리 군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참여를 자제하거나 축소했던 미국 주도의 주요 합동훈련 참여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군은 오는 6월 2~30일 미국 알래스카 아일슨기지에서 실시되는 ‘21년-2차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우선 이달 말 선발대를 출발시키고 본대를 다음 달 보낼 예정이다. 이동 시간을 제외한 실제 훈련 기간은 다음 달 10~25일이다. 공군은 이번 훈련에 F-15K 전투기와 수송기 등을 참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레드플래그 훈련은 미 공군이 주요 동맹국들의 공군과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모의 훈련이다. 연간 몇 차례씩 나뉘어 실시되는 레드플래그 훈련에는 차수마다 참가국이 바뀌는데 이번에 우리 공군이 참가하는 차수에는 일본도 참여한다. 따라서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한층 강조되고 있는 한미일 안보 협력과 인도태평양전략 참여 측면의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레드플래그는 공대공 및 공대지 훈련을 겸해 실시돼왔다. 우리 공군이 공대지 훈련에도 임할 경우 북한의 핵 도발 등 유사시에 대비해 북한의 주요 전략 시설과 지휘부를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것으로 기대된다.
외교 갈등 현안과 관련해서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오염수 방출 문제를 풀기 위한 한일 간 대화 채널 구축이 시도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외교 당국,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한 한일 간 협의 채널 구성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일본 측은 공식 요청이 오면 수용하겠다는 의향을 우리 측에 전달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마루야마 코헤이 주부산 일본총영사를 접견하는 자리에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출 시 미생물을 활용해 처리하는 방안을 양국이 공동 연구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양국이 과거사, 독도 영유권 분쟁,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문제 등 산적한 갈등 현안을 일단 대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풀고 안보 차원에서는 미국과 함께 공조해 역내 안정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