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와 노동계가 희망하는 내년 최저임금 요구안이 이르면 내달 15일 나온다. 경영계는 동결을, 노동계는 문재인 정부 공약인 1만원 이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차 전원회의를 열고 운영위원회와 생계비, 임금수준을 분석할 전문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위는 경영계를 대표한 사용자위원,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전문가로 구성된 공익위원이 9명씩 27명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이날 전원회의에는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4명과 사용자위원 1명이 불참하면서 22명이 회의를 진행했다. 민주노총은 공익위원 8명의 교체 요구가 무산되자 회의를 보이콧했다. 정부세종청사 밖에서 공익위원 교체와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촉구하는 집회를 했다.
이날 전원회의에서 경영계와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평행선을 예고했다.
경영계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16.4%, 10.9% 오른 최저임금 인상폭과 작년 코로나 19 사태를 고려해 사실상 동결을 바라고 있다.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면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도 높다. 반면 노동계는 2020년 2.87%, 2021년 1.5%로 낮은 인상폭 탓에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가 어려워졌고 양극화가 심해졌다며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1만원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회의에 참석한 류기정 사용자위원은 “최저임금은 주휴수당까지 합치면 1만원이 넘는다”며 “중소 사업장의 부담과 고용창출, 경제 상황을 고려한다면 최저임금은 안정돼야 한다”며 경영계가 주장해 온 동결 필요성을 내비쳤다. 이태희 사용자위원도 “최근 참석한 토론회에서 일자리 문제는 코로나 19와 급격한 최저임금 여파라는 분석이 있었다”며 “최저임금은 지불능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위원은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구분하자고도 제안했다.
이동호 근로자위원은 “작년과 올해 최저수준의 인상률로 저임금 노동자의 삶이 처참하다”며 “내년에도 낮게 인상되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민주노총처럼 “공익위원은 경기장의 심판과 같다”며 중립성을 요구했다.
최저임금위 전문위원회는 내달 초까지 최저임금 심의에 필요한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심사한다. 특히 10일 전문위원회는 노사단체의 최초 최저임금 요구안이 제출되면 요구안을 심사를 할 예정이다.
최저임금위는 내달 초 4개 사업장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청취한 뒤 같은 달 15일 3차 전원회의를 연다. 예정되로 요구안이 제출되면, 내달 15일 전원회의에서 요구안을 심의하게 됨에 따라 일반에 공개되는 수순을 밟는다. 최저임금 심의는 매년 8월 5일까지인 최저임금 고시일을 감안하면, 7월 중순까지 마쳐야 한다.
이날 회의를 불참한 민주노총은 3차 전원회의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위원 위촉장 전달 후 기자와 만나 최저임금 보이콧과 관련해 “다음 회의에는 참석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세종=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