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반도체 강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시장에 삼성전자(005930)가 최신 DDR5 D램 모듈을 위한 신제품을 공개하고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18일 최신 DDR5 D램 모듈의 성능을 극대화하면서도 전력 사용량은 최소화하는 전력관리반도체 3종(S2FPD01·S2FPD02·S2FPC01)을 선보였다. 정식 출시 시점은 올 4분기다. 해당 칩을 탑재한 DDR5 D램 모듈은 오는 2022년 1분기께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서버용 D램 시장은 지난해 기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30%를 점유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서는 서버용 D램 시장이 202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0%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서버용 D램 수요에 비례해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삼성전자가 독보적 경쟁력을 지닌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설계·제조 노하우를 활용해 시스템 반도체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일거양득’ 라인업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전력관리반도체 시장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내세워 30% 가까운 점유율을 자랑하는 퀄컴이 1위다. 그 다음은 시장점유율 15% 내외의 영국의 반도체 설계 업체인 다이얼로그세미컨덕터, 8% 내외의 대만 팹리스 기업 미디어텍 순이다. 삼성전자는 시장 5위 업체로 점유율은 6%대다. 지난 2010년 전력관리반도체 분야에 진출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 들어가는 전력관리반도체를 생산해왔던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D램 모듈용 전력관리반도체인 이번 신제품으로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로직칩으로 분류되는 전력관리반도체는 사람의 심장처럼 전자 기기 각 부분에 필요한 전력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공급하도록 관리한다. 기존 DDR4 D램은 전력관리반도체를 외부 기판에 탑재했지만 최신 DDR5 D램부터는 D램 모듈 기판에 직접 탑재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신제품 역시 이 같은 구조적 조건을 활용한 덕분에 기존 제품보다 안정적이고 빠르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돋보인다. 삼성전자는 자체 설계 기술인 ‘비동기식 2상 전압 강하 제어 회로’를 적용해 전압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빠르게 감지하고 출력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하게 했다. 이 기술을 통해 전력관리반도체는 초고속 DDR5 D램의 데이터 읽기·쓰기 속도를 더욱 안정적으로 지원하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제품별 용도에 따라 특화된 기술을 적용한 것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데이터 서버를 위한 엔터프라이즈용 반도체(S2FPD01·S2FPD02)에 출력전압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자체 설계 방식인 ‘하이브리드 게이트 드라이버’를 적용해 전력 효율을 업계 표준보다 1%포인트 높은 91%까지 끌어올렸다. 데스크톱 PC나 노트북 등 일반 클라이언트용 반도체(S2FPC01)에는 저전력 90나노미터(㎚)공정을 적용해 칩 면적을 줄였다.
조장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마케팅팀 상무는 “DDR5 D램부터 변경되는 메모리 규격 논의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들과 협력하며 초기 시장 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D램용 전력관리반도체 라인업을 지속 강화하며 기술 리더십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