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 운영체제(OS) 통합에 나선 삼성전자와 구글이 반도체 분야에서도 전략적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반도체 제조사와 고객사로 관계를 맺어왔으며 올가을로 예정된 차세대 구글 스마트폰 ‘픽셀6’의 핵심 반도체 공동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구글이 최근 몇 년간 준비해 온 단일칩시스템(SoC) 개발 프로젝트 ‘화이트채플’에 힘을 보태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채플 프로젝트는 애플이 아이폰과 맥북 등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칩을 넣은 것처럼 인텔 등에서 벗어나 자사 시스템에 최적화된 칩을 확보해 독립하려는 구글의 미래 계획을 담은 핵심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성공적으로 양산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능력이 있다는 점 등을 내세워 구글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가능성이 높다.
웨어러블 OS 통합이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을 맡은 IM(IT·모바일) 부문을 위주로 진행되는 하나의 구글 트랙이라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엮인 협력은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산하 시스템 LSI를 주축으로 돌아가는 트랙으로 추정된다. 다만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글과 삼성전자 모두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다”며 제품 공개 때까지 칩 개발과 관련한 상세 내역을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구글의 협력은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이터 센터를 무대로 더욱 촘촘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는 독보적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과 초미세 공정 노하우 등을 활용한 D램과 전력 관리 반도체 등을 선보이며 시장의 ‘큰손’인 데이터센터를 정조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전 세계에 존재하는 10만 대 이상 서버를 보유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가운데 구글과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가 운영하는 곳이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1년간 가장 많은 신규 데이터센터를 연 곳은 구글과 아마존일 정도로 특정 정보기술(IT) 기업에 쏠리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