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권 잠룡들이 지지 모임이자 싱크탱크인 포럼을 통한 세 과시에 힘을 쏟고 있다. 자신을 지원하는 의원 모임을 새로 꾸리거나 공개적으로 진행해 대선 전초전이 벌써 시작됐다는 평가다.
이재명 경기지사를 지지하는 ‘성장과 공정 포럼(성공포럼)’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창립총회를 통해 공식 발족했다. 성공포럼에는 현역 국회의원 35명이 정식 가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174명)의 20%가 정회원으로 참여했다.
이 지사 측은 “원내 세력이 적으면 대선 후보가 되기 어렵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번에 원내 세력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충분히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 지사 측은 유력하게 검토 중이거나 당직 참여 등을 이유로 고사한 의원들까지 포함하면 최종 참여 인원은 50명에 달할 것이라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특히 경기도와 호남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과 박원순계로 분류된 중진 의원이 속속 합류하면서 이 지사 측은 고무된 모습이다. 박원순계 핵심 인사로 꼽혔던 3선 박홍근 의원은 이날 이 지사를 지지한다고 선언하고 포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지사 측은 민형배 의원을 포함해 김윤덕(전북 전주갑)·서삼석(전남 영암무안신안)·이원택(전북 김제부안)·주철현(전남 여수갑) 의원 등 호남 의원 5명이 합류한 것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TK(대구·경북) 출신인 이 지사는 당내 경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기본소득·기본대출·기본주택 등 ‘기본 시리즈’로 여권 지지세를 확보해온 이 지사는 ‘성장’ 키워드를 제시하며 중도층 민심 구애에 돌입했다. 그는 이날 창립총회 축사에서 “공정성의 회복이 성장의 토대가 된다”며 “모두가 성장의 기회를 누리는 포용적 성장, 더 나은 성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잠룡인 이낙연 전 대표는 광역 지방자치단체별 ‘신복지포럼’을 출범시켰다. 자신의 복지 정책 구상인 신복지제도를 구체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실제 그는 이달 초 ‘신복지광주포럼’과 ‘가덕신공항-신복지부산포럼’ 등의 활동을 개시했다. 지난 10일 열린 이 전 대표의 또 다른 정책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심포지엄에는 현역 의원 40여 명이 참석했다.
여권 잠룡 ‘빅3’에 속하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포럼 정치에 가세했다. 정 전 총리는 11일 지지 모임인 ‘광화문포럼’을 열어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뛰어들었다. 당시 포럼에는 현역 의원 50여 명이 자리했다. 2012년 18대 대선 민주당 경선 때 구축된 ‘국민시대’도 재정비에 들어갔다.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포럼’도 21일 발족을 앞두고 있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이 단체에는 한국법학교수회 회장을 지낸 정용상 동국대 명예교수 등 33인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