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급식·의복까지 총체적 부실…대수술해야 강군 만든다


방위사업청이 연구 기관에 의뢰해 8개 업체가 납품한 피복류에 대해 표본추출 조사를 한 결과 활동복 49만 개, 베레모 30만 개 등 모두 182억 원어치의 불량품이 병사들에게 지급됐다. 표본추출에서 빠진 다른 업체들까지 조사하면 불량품 규모는 5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활동복처럼 대량 납품되는 품목은 공인 기관 평가 때만 품질을 갖추면 돼 불량품을 잡아내기가 어렵다. 또 부실 급식 제보들은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격리된 병사에게 건더기 없는 오징어 국 등이 제공됐다는 주장도 사실로 드러났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0일 다시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어 급식 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다.



장병들에게 밥을 제대로 먹이고 좋은 의복을 제공하는 것은 강군(强軍)을 만들고 철통 안보를 다지기 위한 기본 전제다. 부실 급식 문제는 잘못된 재정 배분과 부족한 예산에서 비롯됐다. 병사의 한 끼 급식비는 2,930원으로 초등학생(3,768원)이나 중학생(5,688원) 급식비보다도 적다. 제아무리 최첨단 무기를 도입한들 그 무기를 사용하는 병사의 몸이 튼튼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병사들을 표로 인식하는 포퓰리즘이 난무하면서 올해 병장 월급은 전년보다 12.5% 인상된 60만 8,500원까지 올랐다. 4년 전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었고 4년 뒤에는 96만 3,000원까지 뛴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제대하는 군인에게 3,000만 원씩의 사회출발자금을 주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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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에게 용돈을 나눠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장병들의 의식주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첨단 무기들을 확보하는 것이다. 국방 예산을 구조 조정해 급식비부터 대폭 올려야 한다. 또 비효율적이고 불투명한 급식 관리가 부실 식사의 원인이 됐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불량 의복 지급은 계약·납품 과정에서 벌어진 비리일 가능성이 큰 만큼 철저히 수사해 문책해야 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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