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P4G 정상회의와 '솔라 카우'

장성은 요크 대표

장성은 요크 대표장성은 요크 대표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 녹색미래정상회의가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린다. ‘녹색 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를 의미하는 P4G는 정부 기관뿐 아니라 기업과 시민 사회 등도 함께 참여해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를 달성하려는 글로벌 협의체다. 한국·덴마크·네덜란드·베트남·멕시코·칠레·케냐·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2개국이 모여 2년마다 정상회의를 여는데 올해는 이에 앞서 24일부터 29일까지를 녹색미래주간으로 지정해 ‘포용적 녹색 회복을 통한 탄소 중립 비전 실현’을 우선 논의한다.



P4G는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 성장을 위해 에너지·물·농업·도시·순환경제 등 5개 분야에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특히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정부와 국제기구·기업이 참여하는 민관 협력 사업이 P4G를 통해 세계적 관심을 모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요크는 P4G 스타트업 파트너십으로 선정돼 소의 모습을 본떠 만든 태양광 발전 시스템인 ‘솔라카우'를 아프리카에 보급·확산하는 기회를 얻었다. 아프리카의 아동 교육 확대와 인권 신장을 고민하며 탄생한 솔라카우는 현지 주민들의 전력난을 일부라도 덜어주며 아프리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13%는 여전히 전기 사용 환경이 취약한데 아프리카의 에너지 문제가 단연 심각하다. ‘한강의 기적’을 만든 토대가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이었듯이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도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아동 교육 확대가 중요했지만 당장 소득이 없고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 많은 아이들이 학교 대신 일터나 논밭으로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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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아이들을 자발적으로 학교에 보내도록 솔라카우를 초중고교에 설치한 것은 아프리카의 높은 휴대폰 보급률을 이용한 것이다. 통신은 물론 금융까지 휴대폰에 의존하는 아프리카에서는 아무리 가난한 사람도 휴대폰 한 대는 가진 만큼 충전에 드는 전기 요금도 만만치 않다. P4G의 파트너인 요크는 솔라카우를 학교에 설치하고 아이들에게 우유병 모양의 독특한 보조 배터리를 제공해 수업이 끝나면 집에 가지고 가 휴대폰과 조명등·라디오 등 전기기기 충전에 활용하게 했다. 수업 시간을 고려해 솔라카우가 천천히 보조 배터리에 전력을 채우도록 설정한 것은 충분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

솔라카우가 세계전자·정보기술전시회(CES)에서 혁신상을 받고 미국 타임지가 2019년 ‘올해의 100대 혁신 발명품’으로 선정했지만 자금 조달과 수익성 확보, 보급 확대를 이끌어준 것은 P4G의 정부와 공공 기관, 기업 파트너들이었다. 솔라카우 한 대당 50명의 학생이 보조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었던 용량은 KOICA의 혁신 기술 지원 덕분에 5배로 늘었고 LG전자와 한국남부발전 등의 참여로 사업 영역은 기존의 케냐·탄자니아뿐 아니라 콩고 등 동아프리카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 국제적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에서 1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솔라카우 프로젝트는 시민들의 참여 열기로 P4G 정상회의 첫날인 30일부터 ‘아프리카 아이 학교 보내기’ 후원 모금 행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녹색 미래를 여는 무대인 P4G를 발판으로 한국 스타트업들이 지평을 한층 넓히면서 탄소 중립과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기 바란다.

장성은 요크 대표장성은 요크 대표


/여론독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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