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부총리 "코인 제대로 손볼것"…크루그먼도 "폰지형 사기" 비판

잇단 부정적 발언에 하락세 커져

증시·원유 등 기존시장에도 찬물

/로이터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비트코인이 잇따른 악재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류허(사진) 중국 부총리가 강력한 단속 의지를 재천명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특히 이더리움 공동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암호화폐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발언한 데 이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 등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 발언을 하는 전문가들이 많아지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전날 류 부총리는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에서 “금융 시스템 보호를 위해 더 엄격한 암호화폐 규제가 필요하다”며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류 부총리는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단속해 개인의 리스크가 사회로 전달되는 것을 단호히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완전 금지하는 등 민간 암호화폐를 말살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법정 디지철 화폐인 ‘디지털 위안화’ 도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이 상하이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법 집행 분야를 포함한 관계 기관들이 조만간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하는 구체적인 조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런 강경책이 확인되면서 비트코인은 3만 7,000달러대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 들어 6만 4,800달러대까지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절반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전문가의 목소리도 부정적인 톤도 한결 강해지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전일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출시된 지 12년이 지난 지금 암호화폐는 보통의 경제활동에서 거의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투기 외에 지불 수단으로는 대부분이 돈세탁 등 불법행위와 관련돼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암호화폐에 돈을 쓰는 것은 초기 투자자의 성공 때문”이라며 “이는 폰지형(피라미드) 사기처럼 들린다”고 했다. 미국 미디어 재벌인 배리 딜러 회장도 CNBC에 출연해 “암호화폐는 사기”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부테린도 CNN 인터뷰에서 “암호화폐의 거품이 이미 터졌을 수 있고 몇 달 뒤 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암호화폐가 디지털 금의 일환으로 남을 것"이라고 짚었지만 그 역시 암호화폐가 주요 결제 수단으로 기능하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암호화폐 시장의 충격은 자본시장으로 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30% 급락하자 일부 국채 가격과 엔화 가치가 오른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원유는 하락했다”며 “암호화폐의 가격 변화가 기존 시장을 침해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렌 윌레만 바클레이스 신용분석가는 “비트코인의 혼란이 유럽 회사채를 뒤흔들었다”며 “암호화폐가 기술주의 약세와 연관돼 있는 만큼 유럽의 신용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김연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