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잇단 대형 사건·사고로 신음하고 있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40일 가량 앞두고 잇따라 일어나는 대형 참사에 중국 정부도 초긴장 상태다. 잘못 대처할 경우 중공의 집권 정당성마저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일 서북부 간쑤성 바이인시 징타이현의 황허스린(黃河石林) 지질공원에서 열린 100㎞ 산악마라톤 대회 도중 악천후로 참가자 21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산악마라톤 도중 고산 지대의 날씨가 급변하면서 기온이 급강하했고 많은 참가자들이 저체온증을 겪었다. 악천후 날씨는 이미 예보가 됐지만 주최측은 행사를 강행했다. 결국 172명 참가자 가운데 21명이 사망했으며 구조된 152명 가운데도 8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의 탈빈곤 및 농촌진흥 전략에 맞춰 윈난성이나 쓰촨성, 간쑤성 등 중국 서부지역 지방정부들이 지역홍보용으로 이런 마라톤행사를 많이 열고 있다고 전했다. 황허스린지질공원 마라톤의 경우 3개 부문에 1만명 가량이 참석했다. 특히 최장인 100㎞ 산악마라톤 완주시 1,600 위안(약 28만원)의 현금을 격려금으로 내걸어 악천후에도 계속 뛰려는 사람이 많았고 결국 대형 참사로 연결됐다는 지적이다.
중국 공산당이 오는 7월 1일 창당 100주년 기념식을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대형사고가 일어나면서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이번 산악마라톤 구간이 100㎞ 인 것도 공산당 창당 기념과 맞물려 뒷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다만 4년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처음부터 100㎞ 대회를 진행했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사고가 천재냐 인재냐면서 “부단히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악마라톤 참사가 있기 하루 전인 21일 저녁에는 윈난성 다리시와 칭하이성에서 규모 6~7 수준의 지진이 연속으로 발생해 모두 3명이 숨지고 8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나왔다. 특히 인구밀집지역인 윈난성의 지진 피해가 심했다.
5월은 지난 2008년 쓰촨 대지진으로 8만7,000명이 사망한 13주기이기도 해서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감이 컸다. 중국 국무원 재난구조지휘부판공실은 윈난과 칭하이에 지원인력을 파견해 구조와 재건을 돕기로 했다고 23일 중국중앙방송(CCTV)는 보도했다.
또 지난 18일 흔들림 현상이 나타난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지상 75층 규모 빌딩 ‘SEZ 플라자’의 안정성도 계속 논란이다. 1999년 지어진 이 건물은 건축시 부실시공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건설 당시 2.7일마다 한 층씩 올라가는 속도로 공사로 진행돼 ‘선전 속도’를 상징하는 건물이었다.
잇단 흔들림에도 아직 다행히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만약 이 건물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른바 ‘개혁개방’을 앞세운 중국 정부에 치명타가 될 수가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