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구매결제·예금가입·송금 'CBDC 실험'…한은 '디지털화폐 시대' 문 여나

50억규모 모의실험 사업자 모집

네이버·카카오 등 입찰 뛰어들 듯

한은 "발행전제 실험 아냐" 강조

한국은행 앞 /연합뉴스한국은행 앞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 모의실험 사업자를 선정한다. 한은은 이번 연구가 CBDC 도입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네이버, 카카오, LG CNS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입찰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CBDC 연구 용역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 요청서를 홈페이지와 조달청 나라장터 등을 통해 공개했다고 24일 밝혔다.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기존 화폐와 동일하게 강제로 통용할 수 있는 법화(法貨) 성격을 부여한다.



입찰은 일반 경쟁(총액) 방식이다. 사업 예산 49억 6,000만 원 이내로 제안서를 낸 업체 가운데 종합 평점(기술 90%·가격 10%)이 높은 순대로 협상해 낙찰자를 정한다. 한은은 오는 7월 안에 연구 용역 계약을 체결한 뒤 8월부터 모의실험 연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0개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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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는 한은이 제조·발행·환수 업무를 맡고 민간이 이를 유통하는 2계층 운영 방식을 전제로 하고 있다. 연구 사업자들은 가상 클라우드에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CBDC 모의실험 수행 환경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CBDC 제조·발행·환수, 참가 기관 전자 지갑 관리 등 중앙은행 업무를 지원하는 CBDC 발권 시스템 작동도 살펴볼 예정이다.

본격적인 2단계 실험은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다른 국가 시스템과 연계를 통해 별도 정산 과정이 없는 국가 간 송금이 가능한지, 디지털예술품·저작권 등을 CBDC로 구매할 수 있는지,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한 환경에서 오프라인 결제를 할 수 있는지 등 CBDC 유통 업무 확장 방안을 따져본다. 여기에 개인 정보 보호 강화 기술 등 신기술 적용 가능성도 검토할 예정이다.

한은은 독자적인 CBDC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특정 정보기술(IT) 기업이나 민간 디지털 화폐 등에 종속되지 않도록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CBDC 플랫폼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한은은 아직까지도 CBDC 발행 필요성은 크지 않으며 선제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단계라는 입장이다. 윤성관 한은 디지털화폐연구팀장은 “CBDC 도입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금 이용 비중이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CBDC가 도입돼야 할 것”이라며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급 결제 환경이 급격히 변하는 상황에 대비해 준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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