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기성용(32·FC서울)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뒤 기성용에게 고소를 당한 후배 A(31)씨가 경찰에 출석해 첫 조사를 받았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A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날 A씨는 경찰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폭로 이후 기씨 측에서 사과하겠다며 ‘폭로한 내용이 오보라는 기사가 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부탁이 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기씨를 대리하는 송상엽 법무법인 서평 변호사는 "(A씨가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여러 차례 해명했다"며 "A씨의 후배가 중재 목적으로 A씨에게 연락을 한 적이 있는데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기씨 측이 지난 3월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A씨의 후배는 "기성용 선수하고는 일면식도 없다"며 "축구계 후배로서 중재를 해본답시고 양쪽에 가서 듣기 좋은 소리를 했는데 그 사람들(A씨 측)이 제 말을 증거처럼 이용하는 것을 보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A씨는 취재진에게 "기씨와 또 다른 선배가 사과만 했으면 이 자리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금전적 보상은 전혀 원치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도 알려졌다.
앞서 A씨 등 2명은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기씨와 또 다른 선배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지난 2월 폭로했다.
이에 기씨 측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결백을 주장하면서 지난 3월 이들을 경찰에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기씨는 지난 3월 31일 경찰에 출석해 고소인 자격으로 약 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