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국내 30대 그룹 주요 기업의 종업원 1인당 영업이익과 인건비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인건비는 꾸준히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 개편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재계 단체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4일 지난 2016~2020년 30대 그룹 소속 상장사 184곳의 재무 실적과 인건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해당 기간 종업원 1인당 영업이익은 연평균 1%씩 감소한 반면 인건비는 2.4%씩 늘었다. 인건비와 영업이익 증가 추이가 거꾸로 흐른 셈이다. 2016년 종업원 1인당 영업이익은 6,490만 원, 인건비는 7,307만 원이었지만 2020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과 인건비가 각각 6,235만 원과 8,026만 원이었다. 매출액은 1%씩 늘었다.
그나마도 실적이 좋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을 포함한 결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면 1인당 영업이익은 3,905만 원으로 줄었다. 2016년 대비 2020년 1인당 영업이익은 255만 원 줄어든 데 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30대 그룹 상장사는 1,263만 원으로 더 크게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의 1인당 영업이익은 2016년 1억 4,430만 원에서 2020년 1억 8,098만 원으로 3,668만 원 증가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30대 그룹 상장 기업들의 1인당 영업이익은 4년 전보다 다소 하락했는데 1인당 인건비는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며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직무 및 성과에 연계한 임금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독일·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가 보편적인 데 비해 한국은 수년간 임금체계 개편 논의가 이뤄져왔음에도 여전히 대기업 10곳 중 6곳은 근속 연수에 따라 매년 임금이 오르는 호봉급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