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美 배터리 투자 늘린 LG…이번엔 현대車 손잡고 동남아 진출

현대차 아세안 전략모델에 탑재

최대 25만대 생산거점 마련해

글로벌 주도권 확보 속도 높여





LG에너지솔루션이 동남아시아 주요 시장인 인도네시아 현지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배터리 주도권 확보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로이터통신이 인도네시아 정부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수도 자카르타 동쪽 브카시에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라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현대차의 아세안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 전략 모델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Delta Mas) 공단 내 77만 6,000㎡ 부지에 완성차 공장을 짓고 있다. 시범 가동을 거쳐 내년 완공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는 오는 2030년까지 제품 개발 및 공장 운영비를 포함해 약 15억 5,000만 달러가 투자된다. 내년 초부터 연산 15만 대 규모로 가동 예정이고, 향후 최대 생산 능력을 25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 차종은 소형 SUV(B-SUV), 소형 MPV(B-MPV) 등과 아세안 전략 모델 전기차가 검토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단독으로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기보다는 현대차와 합작으로 생산 라인을 건설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는 이르면 상반기 내에 이 같은 공동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 배터리 생산뿐 아니라 니켈 등 핵심 원재료까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조달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상사 및 소재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에 필수적인 니켈의 대표적 생산지다. 전 세계 니켈의 약 27%가 인도네시아에 매장돼 있다. 이 때문에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소재 업체들이 인도네시아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동남아 내 배터리 생산 거점 마련은 인도네시아가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과 중국·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중국 난징에서는 2015년부터 1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에서 지난 2012년부터 5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는 미국 완성차 1위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2조 7,000억 원을 투자해 35GWh 규모의 합작 공장을 짓고 있고, 최근 테네시주 스프링힐에도 같은 규모의 제2 합작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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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계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 고위 관계자와 면담했다. 인도네시아 루훗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과 부디 구나디 사디킨 보건부 장관은 투자 유치와 협력을 위해 4박 5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루훗 장관은 이날 오전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유정준 SK E&S 부회장 등을 각각 면담했다. 오후에는 경기도 고양의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찾아 정의선 회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원료 물질인 니켈·코발트·망간 생산국으로서 2030년까지 ‘전기차 산업 허브’로 부상한다는 방침 아래 배터리와 전기차 생산 투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카르타 외곽에 생산 공장을 건설한 현대차는 올 연말 내연기관차부터 생산하되 전기차 생산을 검토 중이고, LG에너지솔루션은 포스코, 중국 화유홀딩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니켈 채굴부터 제련, 배터리 생산까지 패키지 딜을 협상 중이다. 루훗 장관은 26일 문승욱 산업부 장관과 만나 배터리 투자를 비롯한 미래 산업, 스마트·그린에너지 투자, 보건의료산업 협력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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