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국내 출간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 ‘고양이’의 속편에 해당하는 신간 장편이다. 무자비한 테러에 이어 손쓸 수 없는 전염병까지 세상을 덮치면서 인간 세상은 폐허가 되다시피 했다. 주인공은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암컷 고양이 바스테트다. 인간이라는 존재를 늘 우스꽝스럽고 한심하게 여기던 바스테트는 이제 인간 문명이 한계에 다다랐다면서 고양이가 세상을 주도하는 새 문명 건설을 결심한다. 물론 쉽지는 않다. 바스테트의 눈에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존재이긴 하나 때때로 매력적이다. 그들이 건설한 문명 중에는 뛰어난 점도 분명 있다. 문자와 예술이 대표적이다. 동료 고양이 피타고라스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수록 바스테트가 감탄할 만한 인간 문명 요소는 점점 늘어난다. 하지만 인간의 잔인함을 상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고양이 문명 건설에 나선 바스테트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쥐 떼다. 이 과정에서 바스테트는 인간은 물론 다른 동물들과도 연대를 해야 한다. 고양이 바스테트는 모든 난관을 넘어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을까. 코로나 19 사태 전에 집필 완료된 책임에도 지금의 팬데믹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놀랍도록 많다. 2권 세트 구성이며, 각 권 1만4,800원.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