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미연합 야외 실기동훈련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8월의 대규모 한미 연합 훈련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26일 여야 5당 대표 오찬 간담회에서 “코로나19로 과거처럼 많은 병력이 대면 훈련을 하는 것은 여건상 어렵다”며 “연합 훈련 시기나 방식, 수준에 대해서는 추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대화,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해 한미 연합 훈련 축소 카드를 쓸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과 미국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연합 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해왔다. 그나마 하는 훈련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지휘소 훈련뿐이었다. 우리 정부가 북미정상회담과 9·19 군사 합의, 코로나19 등을 핑계로 이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군은 컴퓨터 게임이 아닌 실기동 훈련을 해야 한다고 꾸준히 강조해왔다. 26일 미 국방부도 “연합 훈련은 동맹의 준비 태세를 보장하는 방법”이라며 문 대통령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한국군 55만 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기로 한 것도 연합 훈련 재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지원한 백신으로 접종 속도를 최대한 높이면 예상된 훈련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 동맹 강화를 다짐한 한미정상회담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이번 연합 훈련은 야외 실기동 훈련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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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같은 훈련을 하지 않는 군대는 유사시에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 북한은 핵·미사일 무력을 끊임없이 고도화하면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려면 한미 연합 훈련을 꾸준히 실시하면서 북한의 핵 폐기 의지를 담은 로드맵을 끌어내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규모 있게 야외에서 실기동 훈련을 펼쳐야 한다. 실전 훈련을 하지 않아 전략을 약화시켜 안보를 방기한다면 나중에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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