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9일 강릉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후 현직 정치인을 만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의원은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며칠 전 전화를 걸어와서 주말에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권 의원의 검찰 후배지만, 두 사람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동갑내기 죽마고우다. 권 의원의 지역구인 강릉은 윤 전 총장의 외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만남 역시 윤 전 총장이 강릉에 있는 외가 친인척을 방문한 뒤 외할머니 산소를 성묘한 다음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과의 만찬에는 윤 전 총장이 1990년대 중반 강릉지청에서 근무하던 시절 알고 지내던 지역 인사들이 배석해 같이 술잔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권 의원 일행이 "무조건 대권 후보로 나와야 한다", "당신을 통해 정권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칸막이 없는 식당에서 식사하다 그를 알아본 주변 시민들의 요청에 사진을 여러 장 찍어주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권 의원은 "윤 전 총장 옆에서 정무적인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느꼈다"며 "앞으로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 의견을 들어 신중하게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이번 만남을 계기로 정치 활동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는 다음달 11일 이후 구체적인 활동 방향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윤 전 총장 측은 권 의원과의 만남에 대해 "두 사람이 어렸을 때부터 친구라 만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