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40대 남성이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길거리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해 9살 소녀 등 2명이 중상을 입었다.
31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우랄산맥 인근에 있는 예카테린부르크시의 한 주거지역에서 소총 등으로 무장한 남성이 자신의 아파트 창문을 통해 행인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 사건으로 인근을 지나던 9살 소녀와 국가근위대(내무군) 대원 등 2명이 크게 다쳤으며, 특히 소녀는 긴급 수술을 받았으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아파트 주민들을 대피시킨 치안 당국은 국가근위대 산하 특수부대 소브르(SOBR)를 범행 현장에 투입했다. 무장한 남성은 총알 10여 발을 쏘며 격렬하게 저항하다 결국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제 사냥용 소총 ‘베프리’(멧돼지) 1정과 78발의 탄환, 공기 소총과 권총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 70여 발의 탄피도 발견했다며 범인이 무차별 총격을 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중 베프리 소총은 범인이 지난 2010 당국의 허가를 받아 합법적으로 소지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남성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그가 전직 경찰로, 10여 년 전에 퇴직했으며 현재는 사설 경비업체에서 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대범죄를 수사하는 연방수사위원회는 사건 당시 범인이 만취한 상태였으며, 정신 병력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범인이 분쟁지역 전투에 참전했던 경력이 있으며, 이후 스트레스로 과음을 하며 폭력성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피의자가 범행 전 지인들에게 ‘총격 사건을 벌인 뒤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다.
앞서 지난 11일에도 러시아 중부에 있는 타타르스탄 공화국 수도 카잔의 한 학교에서 무장한 19세 전문대 중퇴생이 학생과 교사 등을 상대로 무차별 총격을 가해 9명이 숨지고 약 20명이 다쳤다. 이 사건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관계 기관에 총기 소지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