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4일 ‘전국민 재난지원금’ 방침을 재차 강조한데 이어 여행·관광·문화체육 분야에 대한 특별 지원책까지 꺼내들었다. 지난 4월 처리하기로 했던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법’의 소급적용이 갈피를 잡지 못하자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보다 더 무게를 둔 행보로 읽힌다. 특히 수출 등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백신 접종율이 높아지면서 민주당이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분노한 민심을 돈으로 달랜다”며 선심성 정책보다 손실보상법 통과가 우선이라며 맞받아 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요 경제지표 개선세가 뚜렷하다”며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고 있는 지금 준비에 나서 재정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올 3월까지 국세 수입이 19조원 증가했다. 확장적 재정의 선순환이 보인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재정건전성도 상대적으로 우수하니 과감한 재정정책으로 민생을 회복시켜야 할 시점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경제지표 깜짝 실적을 강조하며 “올 추석에는 국민들께서 양손 가득 선물 들고 고향에 내려갈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5월 수출액이 전년동월 대비 45.6% 증가했다. 88올림픽 이후 32년만에 최대 상승폭”이라며 “연간 세수도 30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추가재정투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로 고생하신 국민들을 위로하고 내수 경제 회복의 동력이 될 것”이라며 “소상공인 손실보상도 빠르게 추진하고 여행·관광·문화체육 분야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지만 집합금지 영업제한 대상이 아니라 손실보상 받지 못하는 업종에게도 특별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금은 재난지원금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며 손실보상제 처리를 촉구했다. 김기현 대표 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회의에서 “손실보상법의 조속한 입법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51일째, 단식농성을 6일째 벌이던 최승재 의원이 2일 병원으로 실려갔다”며 “단순히 국회의원 한 명이 쓰러진 것이 아니라 전국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애타는 희망도 함께 쓰러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여당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움직임에 대해 “4·7 재보궐 선거로 드러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필요성이나 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전국민 휴가비’카드를 꺼내들었다”며 “당청의 정치적 유불리 계산 탓에 민생은 팽당했다”고 날을 세웠다.
김미애 국민의힘 최고위원 역시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지난해 5월 지급된 재난지원금 효과를 분석한 결과 소비진작 효과는 지원액의 30% 수준이었다”며 “피해계층별 선별 지원이 경기부양에 보다 효과적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문가들의 부정 평가에도 재난지원금을 추진하는 것은 선심성 정책일 뿐”이라며 “지금 정부가 우선해야할 일은 손실보상 소급 지급”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행정명령에 의해 영업을 제한했으니 이런 경우 우리 헌법 제23조 4항에 의거 보상하는 것이 헌법가치”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