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3중고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파장은 기업의 고용 감소에 그치지 않았다.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보여주는 영업이익·매출이 고용과 함께 동시에 감소한 상장사가 전년보다 100개 이상 늘어났다. 최근 일부 시장의 업황이 개선되며 경기회복 기조가 보이고 있지만 사실상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린 소수의 산업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기업이 몸집을 줄일 수밖에 없는 치명타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서울경제가 한국경제연구원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스피(703개), 코스닥(1,208개) 상장사 1,911곳 중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종업원 등 3대 지표가 전년 대비 모두 감소한 기업은 총 461개로, 지난 2019년의 342곳보다 119곳 늘었다. 비율로는 2019년 17.9%에서 지난해 24.1%로 껑충 뛰었다. 이 중 코스피 상장사는 133개에서 189개로, 코스닥 상장사는 209개에서 272개로 증가했다.
각 산업의 기둥 역할을 해야 할 기업이 잇따라 ‘3중 타격’을 입은 것은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부정적 시그널이 될 수 있다. 김용춘 한경연 고용정책팀장은 “매출액, 영업이익, 직원 수는 기업의 미래 성장성, 현재의 수익성, 미래에 대한 투자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 세 가지가 모두 하락한 것은 눈여겨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사업의 규모를 확장해가는 기업은 단기간 영업이익을 포기하고서라도 매출을 늘리려고 한다. 또 생산구조의 혁신을 통해 매출보다 영업이익의 증가를 목표로 하는 기업도 있다. 여기에 일자리는 기업의 핵심 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의미에서 미래에 대한 투자로 볼 수 있다. 이 모든 측면에서 지표가 감소했다는 것은 단순히 기업 규모의 축소를 넘어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3중 타격’을 입은 상장사는 특정 산업군에 국한되지 않았다. 코스피 상장 기업을 놓고 보면 코로나19로 수요가 급증한 반도체·가전 산업 등을 제외하고는 삼성물산·삼성SDS·에쓰오일·효성중공업·에어부산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3중고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팀장은 “최근 일부 개선되고 있는 각종 경제지표에는 (코로나19에 따른) 기저 효과가 있다”며 “코로나19의 여파로 일부 비대면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렸을 뿐 산업 전반이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