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까지 국세수입이 지난해보다 무려 32조원이 더 걷히는 역대급 세수 풍년을 기록했다.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호황 속에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상속세라는 우발세수까지 더해진 덕이다. 당정은 이러한 세수 호황을 2차 추가경정예산안 재원으로 쓸 계획이나 세수 추계 오차가 너무 크다는 비판도 나온다.
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6월호에 따르면 4월까지 국세수입은 133조4,000억원으로 1년 전 보다 32조7,000억원이 더 들어왔다. 올해 목표 중 실제로 걷은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세수진도율은 47.2%로 계획보다 무려 11.9%포인트 높다.
소득세·법인세·부가치세 등 3대 세목 모두 크게 늘었다. 소득세는 7조9,000억원 많아진 36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으로 법인세는 8조2,000억원 늘어난 29조9,000억원을, 부가가치세는 34조4,000억원으로 4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부동산·주식시장 등 호조로 양도소득세(3조9,000억원), 증권거래세(2조원) 등이 전년대비 7조원이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이월납부·납부유예 등 세정지원으로 뒤늦게 걷힌 기저효과가 8조8,000억원에 달했다. 삼성 총수 일가의 상속세 납부로 우발세수 2조원이 생겼다.
그럼에도 과감한 씀씀이로 인해 나라 살림살이는 여전히 적자였다. 코로나 19 피해 지원, 일자리 창출, 소득·주거안정을 위한 적극 집행으로 전년대비 진도율이 3.0%포인트 증가해 총지출은 234조원을 기록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월까지 누적으로 16조3,000억원 적자였고,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40조4,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국가채무는 880조4,000억원에 달했다.
안도걸 기재부 제2차관은 “맞춤형 피해지원 대책 등 적극적 재정 운용이 마중물이 되어 경기회복에 기여하면서 세수 호조세 및 재정수지 개선의 선순환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코로나로 어려운 계층이 여전히 존재하고 고용회복도 충분하지 않은 만큼, 경기회복 공고화와 신양극화의 선제 대응에 중점을 두어 재정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