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 정치 행보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의 칼날을 들이대자 10일 이른바 대선 테마주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윤석열 테마주’로 주목 받던 종목들이 주가 급락을 피하지 못한 반면 한동안 잠잠하던 ‘이재명 테마주’ ‘김동연 테마주’ 등은 반사이익을 얻는 모습이다.
이날 ‘윤석열 테마주’로 불린 웅진(016880)은 전 거래일 대비 13.07% 하락한 3,0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덕성(004830) 역시 10.65% 떨어졌고, 서연(007860)도 10.21%의 낙폭을 보였다. 윤 전 총장에 대해 공수처의 수사가 착수됐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윤 전 총장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윤 전 총장의 대권 경쟁자로 지목되는 이재명 경기지사,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과 관련된 종목들은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재명 테마주’로 불리는 동신건설(025950)이 8.35% 뛰었고, ‘김동연 테마주’로 알려진 PN풍년(024940)은 10.50% 주가가 올랐다. 최재형 감사원장 테마주로 지목된 이루온(065440)의 주가는 21.82%나 급등했다.
이들 종목은 대체로 회사의 대표 또는 사외이사 등이 특정 정치인과 학연·지연 등이 있다는 이유로 정치 테마주로 엮인다. 가령 회사의 사외이사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윤 전 총장 관련 주라는 식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회사의 사업이 특정 정치인과 관련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낸 바 있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는 매수·매도 시점을 잘 타면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예상치 못한 시기에 급락할 수 있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