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 덜미 잡힌 뺑소니범…잡고보니 강남 아파트 턴 '택배 위장' 강도

서울 강남의 아파트에 택배 기사인 척 위장해 강도질을 벌인 3인조 일당 중 1명이 뺑소니 사고를 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CCTV 등을 분석해 잔당들을 쫓고 있다.

14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전날 오전 10시 27분께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서 뺑소니 사고를 내고 도주하던 박모(51)씨를 특수강도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공범 두명과 함께 지난 9일 오후 3시 30분께 강남구 개포동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반품 택배를 받으러 온 척 택배 기사로 위장 침입했다. 흉기로 집주인을 위협한 뒤 금품을 훔치고 달아나 경찰에 쫓기는 중이었다.



박씨는 그러던 중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골목길을 운전하던 중 맞은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마주 오던 70대 남성 A씨를 들이 받고 도로에 설치된 구조물과 연이어 충돌했다. 박씨는 차량에서 내려 도망치다가 시민 2명에게 붙잡혔다. 머리 부위를 다친 A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은평서 교통경찰이 박씨의 신원을 확인하던 중, 박씨가 탄 차량 GPS 값을 추적하며 사고 현장 인근에서 잠복 근무하던 수서서 경찰관들에 의해 곧바로 체포됐다.

경찰은 이들 3명이 범행 전후 탄 차를 운전한 다른 공범인 50대 남성도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인천의 주거지에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나머지 일당 2명도 CCTV와 관련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뒤쫓고 있다"며 "검거한 2명은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