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17일 친문의 적자인 김경수 경남지사를 만나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대선 경선 연기를 놓고 당내 갈등이 깊어지자 친문 세력의 지지를 얻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 지사는 친문 표심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김경수 지사의 도움 없이는 당내 경선에서 ‘치명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친문 표심 껴안기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지사는 이날 경남도청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지역간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양 지역의 상생발전을 위한 경기연구원과 경남연구원간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두 사람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협력',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배려' 등을 언급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지사와 김 지사의 회동은 표면적으로는 정책 협약을 위해 성사됐지만, 이 지사 측에서 친문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성격이 크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실제로 이번 만남은 이 지사 측에서 수차례 요청한 끝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협약식이 끝난 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원팀이어야 넘을 수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코로나 방역, 서민경기 침체, 지방 소멸, 후쿠시마 오염수, 한반도 평화, 기후위기 무엇 하나 간단한 문제가 없다”며 “지방정부는 물론 모든 공직자들이 함께 힘 모아 대응해야 넘을 수 있는 파도”라고 강조했다. 여권이 더이상 분열하지 않고 힘을 모아 국가적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이 지사는 대선 경기연기론과 관련해 당내 갈등이 깊어지자 지난 15일에는 ‘가짜약 팔기’라고 비판해 이낙연 전 대표 등 당내 대권경쟁주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가 김경수 지사로 대표되는 친문 세력과의 화합에 성공하면 대세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이 지사 측은 당장 불거운 여권 내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친문 세력 구애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사는 이날 “김경수 지사님은 지역균형발전과 서민경제 살리는 일에 누구보다 세련된 감각으로 앞장서고 계신 분”이라고 치켜세우며 “앞으로 함께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