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고유가에 '악'소리 커지는 정유·항공·해운

국제유가 71弗대 '2년래 최고'

올 2분기만 20% 가까이 올라

정유사 낮은 정제마진에 골머리

항공·해운, 수익성 악화 '직격탄'





고공 행진 중인 국제 유가로 국내 산업계가 울상이다.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정제 마진에 속앓이를 하는 정유 업계부터 유가 상승 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항공·해운 업계까지 모두 어두운 표정이다.

20일 정유 업계에 따르면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18일(현지 시간) 전날보다 60센트(0.8%) 오른 배럴당 71.64달러에 마감했다. 북해산브렌트유 8월물은 전일 대비 0.6% 오른 배럴당 73.51달러에 장을 마쳤다. 16일에는 WTI가 배럴당 72.15달러, 브렌트유가 74.56달러로 각각 2018년 10월 3일, 2019년 4월 2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는 16일 배럴당 72.78달러로 2019년 4월 26일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몸값을 보였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기조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연일 상승하고 있다. 올 2분기에만 20% 가까이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말 “공급 증가가 제한적인 가운데 수요 회복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원유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며 “이란발(發) 증산이 7월부터 시작된다는 가정 아래 브렌트유는 연말께 배럴당 80달러 이상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수급 상황에 따라 배럴당 100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관련기사



국제 유가 상승으로 국내 산업계는 신음하고 있다. 유가에 업황이 좌우되는 정유 업계는 시황 예측과 대응 방안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정유사들은 유가가 오르기 전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로 만든 석유 제품을 비싸게 팔 수 있는 이른바 ‘래깅 효과’로 재고 이익을 거둘 수 있어 환영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단기간에 유가가 급등할 경우 되살아나기 시작한 소비 심리가 꺾일 수 있어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또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 및 운영 비용을 뺀 정제 마진은 여전히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4~5달러보다 한참 낮은 1.3달러(싱가포르 복합 정제 마진 기준)에 머문다. 정유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오르는 추세지만 실질적인 석유 제품 수요는 큰 폭의 개선이 없어 정제 마진이 저조하다”며 “정제 마진 회복이 정유사 실적의 열쇠”라고 말했다.

항공·해운 업계는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항공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여객 운임 감소에 항공유 가격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11일 통합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77.4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보다 91.4%, 지난달 대비로는 5.5% 상승한 가격이다. 항공유 가격 상승은 항공사의 영업이익 악화에 직격탄이다. 대한항공(003490)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연간 3,000만 달러(약 339억 원)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한다. 통상 항공사들은 연료비가 오르면 항공권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급감한 데다 항공사 간 가격 경쟁으로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해운 업계도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011200)은 매출 원가 대비 유류 비용이 2018~2019년에 13~14%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유가가 떨어지며 이 비중이 10%까지 하락해 회사 실적 견인의 한 축을 담당했다. 다만 해운사들이 쓰는 벙커C유는 가격 변동 폭이 크지 않아 아직은 국제 유가 동향을 예의 주시하는 수준으로 전해졌다.

/서종갑·이수민 기자 gap@sedaily.com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서종갑 기자·이수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