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적인 로봇업체인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소프트뱅크그룹과 체결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 인수 계약 이행을 마무리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인수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 가치는 약 11억 달러로 평가됐으며 당초 계약대로 현대차그룹이 약 8억 8,0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80%(현대차 30%,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2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를 인수한다. 나머지 20%는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한다.
현대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는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 10월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후 성사시킨 첫 대형 인수합병(M&A)인 데다 직접 사재를 동원해 지분 20%를 인수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 측과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4년 내에 미국 증시에 상장해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매각할 기회를 주거나 상장하지 않을 경우 현대차그룹이 소프트뱅크의 지분을 매입하는 내용의 옵션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로봇공학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략적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우선은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물류 로봇 시장에 진출한 뒤 건설 현장 감독이나 시설보안 등 각종 산업에서의 안내·지원 역할을 할 수 있는 서비스형 로봇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어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및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 접목해 나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비서나 간호 등의 영역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도 진출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로봇 ‘아틀라스’ 등을 개발해 로봇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월에는 창고·물류 시설에 특화된 로봇 ‘스트레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물류 로봇, 안내 및 지원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입을 위한 자율주행(보행), 로봇팔, 비전(인지·판단) 등의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핵심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245억 달러에 불과했던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1,772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