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을 친환경 소재로 바꾸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이 친환경 플라스틱 대량 생산에 나선다.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친환경 플라스틱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생산이 이를 뒤받침하지 못하고 있어, 산업계는 친환경 플라스틱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이 HDC현대EP와 손을 잡고 생분해 플라스틱 등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3일 HDC현대EP와 '바이오 컴파운딩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화이트 바이오는 생분해 플라스틱과 같이 재생 가능한 자원을 이용하거나 미생물, 효소 등을 활용해 기존 화학 소재의 원재료를 바이오 기반으로 대체하는 산업이다.
양사는 올해 안에 본계약을 체결하고 합작법인(JV) 설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작법인은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인 PHA와 셀룰로오스 등 두 가지 이상의 친환경 소재를 혼합해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든 뒤 대량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협업으로 컴파운딩 기술을 가진 HDC현대EP는 친환경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PHA를 비롯한 차별화된 친환경 소재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고, CJ제일제당은 PHA 등을 활용한 컴파운딩 기술을 적용해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전반으로 화이트바이오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친환경 플라스틱 대량생산이 가속도를 내게 되는 셈이다.
산업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친환경 플라스틱 확보전도 뜨겁다.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11조8,500억원이었던 전세계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은 2025년 31조5,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CJ제일제당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 전반으로 화이트 바이오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플라스틱 순환경제가 전 세계적인 목표가 된 상황”이라며 “CJ제일제당의 미생물 발효·정제 기술과 HDC현대EP의 친환경 소재 혼합 기술이 결합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미생물 기술을 기반으로 연간 약 3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그린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PHA로 화이트바이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에 연간 5,000t 규모의 PHA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