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 인사에서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이른바 정권 수사 지휘부가 싹 물갈이됐다. 고위 간부인 검사장급 인사에 이어 차·부장급 중간 간부 인사에서도 청와대 등 윗선 수사를 담당한 수사팀장이 전원 교체됐다. 반면 친(親)정부 성향 검사들에게는 피의자임에도 주요 보직을 맡겨 정권 말 방탄 정부를 위한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는 25일 차·부장검사 652명과 평검사 10명 등 총 66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고검 검사급(차·부장검사) 검사 686명 가운데 90%에 달하는 652명이 바뀌는 역대 최대 규모 인사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금지,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택시 기사 폭행 사건 등 정권 관련 수사를 담당했던 수사팀장을 모두 교체했다.
반면 박철우 법무부 대변인과 진재선 서산지청장이 각각 서울중앙지검 2·3차장을 맡는 등 법무부에서 추미애 전 장관과 박범계 장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검사들은 주요 보직으로 이동했다. 또 김 전 차관 불법 출국 금지, 한동훈 검사장 독직 폭행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규원 검사와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현직을 유지하거나 수평 이동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친문 배려, 반문 좌천”이라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