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올 2분기 ‘역대급’ 영업이익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점차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철강값 강세에 힘입어 포스코가 최근 10년 내 가장 화려한 ‘실적 축포’를 쏘아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글로벌 산업 동향에 발맞춰 친환경 소재 대표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포스코의 움직임도 업계에서 주목 받고 있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추정한 포스코의 올해 2분기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1조 8,286억 원으로 집계된다. 올해 1분기(1조 5,524억 원)보다 17.79%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주를 이루는 셈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던 작년 2분기(1,677억 원)과 견주면 이번 분기 이익은 약 10배 이상 급증할 수도 있다. 특히 1조 7,46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011년 2분기의 성적을 약 10년 만에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포스코의 2분기 실적에 큰 기대가 몰리는 건 철강 가격이 그만큼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백신 접종과 함께 글로벌 주요국 경기가 개선되자 자동차, 조선 등 철강 수요는 크게 늘어난 반면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는 한층 덜었다. 이에 철강 가격이 급격하게 올라 포스코를 비롯한 글로벌 철강업체들의 이익이 좋아진다는 설명이다. 이재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열연의 경우 2분기 평균 유통 가격은 톤당 300달러 수준 상승한 반면 제선 원가는 톤당 40달러 수준 상승에 그쳐 고로 밀마진(철강 판매가에서 주원료비를 뺀 수치)이 대폭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보수적으로 봐도 별도 기준의 2분기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치인 1조 8,000억 원 대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중국 내 철강 유통 가격 상승세가 다소 주춤한 분위기가 나타나자 일각에선 국내 철강 업황에 대해 다소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포스코의 실적은 향후에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 또한 많다. 국제 철강 수요는 탄탄한 반면 중국 내 탄소 중립 정책이 강화돼 단기간에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는 건 쉽지 않다는 분석 때문이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철강 가격이 단기간 빠르게 오르면서 추가 인상에 대한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중국에서 나타나는 공급 이슈와 탈탄소 맥락에서 설비 증설이 어렵다는 점에서 철강 가격과 포스코의 실적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5월 중순 이후 중국 내수 철강 가격 조정이 있었지만 여전히 4월 말과 유사한 높은 수준이며 포스코의 경우 판매가 인상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을 제외한 미국 등 철강 제품 가격은 5월에도 상승 추세가 이어졌으며 현지 가격을 감안하면 수익성 개선이 예상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거 같다”고 했다. 일본 최대 철강사 일본제철(NSC)의 생산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도 포스코로선 수급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라는 분석이다.
배당도 주목받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배당은 주당 3,000원으로 결정된 바 있다”며 “올해 이익 개선 폭을 감안하면 연간 1만 원의 배당 수준이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의 체질 개선도 주목받는 포인트다. 포스코는 최근 회사의 역량을 결집해 ‘그린&모빌리티’ 중심의 사업구조로 전환하는 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강재 및 부품, 2차전지 소재, 수소 등 친환경 사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다. 포스코그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음극재를 생산하고, 이들의 핵심 원료인 리튬, 니켈, 흑연을 공급할 수 있는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한 상태다. 오는 2030년까지 리튬 22만톤(t), 니켈 10만톤을 자체 공급해 2030년까지 양극재 40만t, 음극재 26만t 생산체제를 달성한다는 게 회사 측 방침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올 4월 1일 창립 53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2차전지 소재사업의 생산능력을 증강하고 전기차용 강재, 모터코어 등 핵심부품, 이차전지 원료 및 소재를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Total Solution Provider)이자 전기차 시장의 신뢰받는 파트너로 성장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배경을 종합해 증권가에서는 포스코의 주가 전망치를 높이는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45만 원의 목표주가로 종전 대비 12.5% 올렸고, 유안타증권은 47만 원에서 53만 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탄소 배출 규제에 따른 공급 감소와 적정 마진 개선이라는 중장기 그림은 여전히 건재하다”며 “중국의 수출 관세 도입이나 미국의 수출 쿼터제 해제 등의 변수가 발생한다면 가장 수혜를 크게 받는 종목은 포스코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