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외국인 자녀의 한국 국적 취득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국적법 개정안 입법에 반대하는 국민청원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해당 법 개정안은 수혜 대상자 가운데 약 95%가 중국인이라는 점에서 국민적 반발을 샀다.
청와대는 28일 ‘국적법 개정안 입법 반대’ 관련 국민청원에 대해 “이번 개정안에 대해 우려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단체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별도로 의견 청취 절차를 계획하고 있다”며 “또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어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가진 전문가도 포함하는 국적 전문가 회의 및 토론회 등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국적법 개정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국적 제도는 국가 공동체의 구성원을 결정하는 것인 만큼 국민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서두르지 않고 충분한 검토를 통해 국적법 개정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 청원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적법 개정안 입법을 결사반대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국적법 개정을 통해 저출산과 고령화를 해결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사고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국적법 개정안의 ‘전면 철회’를 요구한 이 청원에는 31만명 이상의 국민이 동의했다.
이는 법무부가 지난 4월26일 입법예고한 국적법 개정안과 관련된 청원이었다. 개정안에는 한국 영주권을 지닌 외국인 자녀에 대해 기존 필기시험·면접 등 국적 취득 절차를 생략하고 신고만으로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상자는 총 3,930명인데 이 중 94.8%(3,725명)가 중국 국적 조선족 동포와 화교 자녀들이다.
청와대는 “법무부는 아동 인권 차원에서 건강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돕고 조기에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여 국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국민 정체성을 더 빨리 함양하게 하자는 취지로 개정안을 마련하였다고 밝혔다”며 “법무부는 이 제도에 대해 2005년부터 논의를 시작한 후 2018년 외국인정책기본계획 과제 선정, 2019년 국민인식조사, 2020년 연구용역 등을 통해 검토했다. 독일·프랑스·영국 등 다른 국적 제도도 참고하여 개정안을 마련하였다고 설명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