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에도 전면 재택근무를 시행하겠다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백신 접종이 끝나더라도 사무실이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무실·원격 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업무가 보편화 된다는 전망이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에 비해 전면 재택근무 도입에 보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28일 IT 시장분석·컨설팅 업체인 한국IDC는 ‘국내 미래의 업무 설문 조사 보고서’를 통해 향후 업무 모델이 사무실과 원격 근무를 수용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29.1%, 아시아태평양 기업 중 29.7%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거리두기를 충족하는 대신 코로나19 이전으로 복귀하겠다”고 답했다. “업무 모델 변화를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는 기업은 국내에선 18.2%, 아시아태평양에선 19.1%였다.
보고서는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에서도 사무실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무 공간, 기기, 장비 및 설비를 최적화하고 현대화해 업무 생산성과 직원 경험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하에서 모든 직원이 언제 어디서나 자원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동일한 디지털 경험·업무 프로세스 및 운영 정책을 적용해 디지털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한국 기업과 타 아시아태평양 기업의 차이점은 사무 공간 재설계·원격근무 대상자 선정 등에서 크게 나타났다. 한국 기업 16.4%가 “사무공간을 재설계하고 업무 공간을 현대화하겠다”고 답한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26.1%가 같은 질문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또 “원격 근무자와 직장 복귀 직원을 구분할 것”이라는 반응은 한국이 10.9%, 아시아태평양이 6.0%였다.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기업들이 전면적인 재택근무와 이에 따른 사무실 재설계에 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셈이다.
한국 기업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업무 형태에 관해서도 확정짓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무 모델이 변화하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은 한국에선 18.2%였지만, 아시아태평양에서는 10%에 불과했다.
권상준 한국IDC 이사는 “MZ 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세대를 수용하기 위해 인재 채용과 관리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며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업무 문화는 투명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