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전력망을 뜻하는 ‘스마트그리드’와 관련한 종목들의 주가가 동반 급등했다. 올여름 폭염 등으로 전력 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수급 우려가 불거지면서 관련주들의 주가가 오랜만에 튄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디지털 계량기 사업을 하는 옴니시스템(057540)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19% 오른 2,575원에 거래를 끝냈다. 이는 지난해 10월 26일(14.52%) 이후 최대 일간 상승률이다. 거래량도 전날 57만 주에서 이날에는 1,330만 주로 무려 23배 이상 급증했다. 통신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검침 인프라 사업 등을 하는 누리플렉스(040160)(옛 누리텔레콤)도 7.34% 뛰었다. 이글루시큐리티(067920)(2.99%)·인스코비(006490)(2.09%)·CS(065770)(1.40%) 등도 강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은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하는 ‘스마트그리드’ 관련주로 불리던 것들이다. 과거 전력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는 등의 상황에서 반짝 주목을 받아왔다.
한동안 잠잠하던 전력 테마주가 다시 부각한 것은 올여름 전력 수급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북미 지역에서 불볕더위로 수백 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도 일부 지역에서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전력 수급 경보가 발령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정부가 전망한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는 94.4GW인데 사상 최고치였던 2018년 92.5GW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다만 개별 기업의 기초체력은 튼튼하지 못하다는 평가도 많다. 가령 이날 주가가 가장 크게 오른 옴니시스템의 경우 올 1분기 1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에 이은 2개 분기 연속 적자 흐름이다. 누리플렉스도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보이는 기업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올여름에 폭염과 함께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경우 전력 관련주들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