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돌아온 마블의 시간…여름 극장가 포문 연다

◆'블랙 위도우' 7일 글로벌 개봉

2년 만에 신작 국내 예매율 80%

위도우 탄생 등 '정체' 베일 벗어

압도적 액션에 드라마틱한 서사

요한슨 "억압된 삶 되찾는 여정"

7일 전세계 동시 개봉하는 영화 ‘블랙 위도우’ 스틸컷./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7일 전세계 동시 개봉하는 영화 ‘블랙 위도우’ 스틸컷./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마침내 마블이 돌아온다. 오는 7일 오후 5시 전 세계 동시 개봉을 예고한 마블의 ‘블랙 위도우’가 같은 시간 국내 상영관에서도 첫 선을 보인다.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역대 외화 흥행 1위에 올려 놓은 국내 마블 팬들은 코로나 19에도 벌써 극장으로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5일 오전 현재 ‘블랙 위도우’의 실시간 예매율은 81.5%에 달한다. 개봉일 2주 전부터 예매율 순위 1위에 오른 후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극장가 역시 마블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블랙 위도우’가 여름 극장가 포문을 시원하게 열어 준다면 개봉이 예고된 다른 대작들의 흥행 가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가 수입·배급하는 ‘블랙 위도우’는 마블이 2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자 블랙 위도우로 불리는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가 마블 시리즈에 처음 등장한 후 11년 만에 첫 솔로 주인공으로 나서는 작품이다. 히어로 군단이 아니라 오직 ‘블랙 위도우를 위한, 블랙 위도우에 의한’ 작품이다.

7일 전세계 동시 개봉하는 영화 ‘블랙 위도우’ 스틸컷./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7일 전세계 동시 개봉하는 영화 ‘블랙 위도우’ 스틸컷./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군단의 활약상을 그릴 때보다 액션 구성이나 스토리 전개가 약할 것이라 예상한다면 오산이다. 블랙 위도우는 ‘아이언맨2’(2010)를 통해 처음 모습을 드러낸 후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까지 7편의 마블 시리즈에서 인간의 한계치를 넘어서는 전투 능력과 명민한 전략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의 정체나 과거가 모호해 마블 팬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궁금증을 유발해 왔다. 그 베일에 가려졌던 사연이 하나 하나 드러나는 과정 만으로도 마블 팬들은 그간 답답함을 유발했던 퍼즐 조각을 발견해 그림을 완성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블랙 위도우의 과거와 연결 된 새로운 캐릭터들도 흥미롭다.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 ‘멜리나 보스토코프’(레이첼 와이즈), ‘레드 가디언’(데이빗 하버) 등 블랙 위도우와의 관계 뿐 아니라 개별 캐릭터로서도 존재감이 돋보이는 인물들이 등장해 활약을 펼친다.

7일 전세계 동시 개봉하는 영화 ‘블랙 위도우’ 스틸컷./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7일 전세계 동시 개봉하는 영화 ‘블랙 위도우’ 스틸컷./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육·해·공을 넘나드는 압도적인 액션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전작들에서도 높은 수준의 액션을 보여 온 블랙 위도우는 신작에서 자매 관계로 설정된 옐레나 벨로바와 함께 세계 각지의 도시와 오지를 누비며 맨몸 액션에서 대규모 폭파 액션까지 완성도 높은 콤비 연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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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영화의 큰 재미 요소인 빌런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블랙 위도우의 어린 시절을 망치고, 그녀를 인간 병기로 만들어 평생 죄책감의 늪에 빠뜨린 악당 드레이코프는 관객들이 예상하지 못한 기술로 블랙 위도우를 끝까지 괴롭힌다.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스토리와 액션, 여기에 더해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영화적 요소도 있다. 바로 영화의 메시지다. 어린 시절 어른들의 보호를 받기는커녕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모두 빼앗긴 채 비인간적으로 성장하고, 성인이 돼서도 조종 받는 영화 속 여성들의 삶이 어느 순간 현실 세계와 오버랩된다. 물론 현실에서는 여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채 가해자로 불리는 피해자로서 고통 속에 살아가는 이들 말이다. 이런 점에서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면서 더 성장하고,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주체적 삶을 살게 되는 블랙 위도우는 현실 세계에서 고통 받는 이들에게 또 다른 의미의 히어로 역할을 하게 된다.

주연이자 제작자로 영화에 참여한 스칼렛 요한슨도 영화의 메시지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요한슨은 최근 한국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그간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뜻대로) 살 수 없었던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살게 되는 여정을 따라가는 영화”라며 “이들을 단순한 피해자로만 바라보지 않고 생존자로 바라보고, 그들의 현실을 그들의 눈으로 바라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백인 남성이 아닌 주인공을 원하는 관객이 있다는 사실을 스튜디오가 알았기 때문에 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영화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닝타임 1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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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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