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목요일 아침에]MZ세대가 여권에 등을 돌리는 이유

핵심인사 성추문·조국·LH사태 등

쏟아지는 내로남불·불공정에 분노

文정부 퍼주기로 '빚 전가'도 한몫

포퓰리즘보다 고기잡는 법 힘써야

오현환 논설위원오현환 논설위원






MZ세대(2030세대)는 흔히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태어난 M세대(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에 출생한 Z세대를 일컫는다. M세대는 베이비붐 또는 그 이후의 X세대가 낳았다고 해서 ‘에코(메아리)세대’ ‘Y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새 세기를 열어가고 건국·산업화·민주화 세대를 이어 선진화를 이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세대들이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과 모바일에 익숙해 유통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투기적인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하고 불투명한 미래보다 현재를 즐기려 명품 구매에 매달린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이런 MZ세대가 최근 들어 정치권에 회오리바람을 몰아오고 있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절대로 표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보수 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것이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는 1985년생 MZ세대인 이준석이 당수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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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정치권을 뒤흔든 배경은 무엇일까. 가까운 Z세대에게 물었다. 페미니스트(여성주의자)를 내세워놓고 성범죄를 일삼았다는 얘기부터 나왔다. 박원순·오거돈·안희정 등 내로라하는 여권의 광역단체장들이 성 추문에 연루돼 수감되거나 극단적 선택을 했으니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가 김치·한복이 자기들 것이고 안중근 의사와 윤동주 시인, 심지어는 백범 김구 선생도 자기들 역사라고 주장하는데도 중국에 끝없이 저자세 외교를 벌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끊임없이 침략하고 테러를 가해온 북한에 정통성이 있는 듯 얘기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 밖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의 공정성 문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LH 사태에서 보여준 청와대 참모와 여당 인사들의 위선·이중성 문제도 제기했다.

그러나 MZ세대가 진짜 문제 삼을 곳은 국민의 혈세는 물론 엄청난 빚까지 내 펑펑 써버리고 부담은 자신 세대에 전가한 경제 분야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선심성 복지 정책을 쏟아내며 거덜 난 기금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출범 당시 10조 원가량 쌓여 있던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완전 고갈돼 연말에는 2조 7,000억 원이 부족해진다. 2011년부터 매년 흑자를 내온 건강보험도 2018년부터 3년 연속 적자다. 더 큰 부실은 연금제도에 있다. 공무원·군인연금은 기금이 이미 바닥나 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해주는데 적자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학연금과 국민연금은 각각 2044년, 2055년 기금이 바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명이 늘고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돼 연금 수요의 폭증이 예측되는데 인구는 줄어드니 부양을 담당할 미래 세대의 허리가 휘청일 수밖에 없다. 이런데도 현 정부는 선거와 집권에 도움이 안 된다고 아예 개혁에 눈을 감았다. 국가 채무는 현 정부 출범 후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까지 339조 원이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물론 노무현 정부의 국가 채무 증가분까지 합한 것보다 많아질 수 있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현 정부 들어서 올해 5월까지 무려 93%나 올랐다.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소득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도 25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는 정부 출범 이전 14년보다 11년이나 늘어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사상 처음 정권 교체를 이뤘지만 방만한 운영으로 실패했던 일본 민주당의 전철을 그대로 밟았다. 일본 민주당 정부도 무상 정책 시리즈를 내놓고 반기업·친노조 정책으로 일관하다 4년도 못 돼 자민당에 정권을 내줬다. 유대인의 탈무드에는 ‘고기를 잡아주기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라’는 속담이 있다. 정부는 끝없이 빚을 내 퍼주는 포퓰리즘 정책을 펼칠 게 아니라 스스로 노력해 소득을 늘려나갈 수 있도록 돕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규제 완화로 기업 투자 환경을 개선해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늘려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 시장 원리를 지켜 경제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야 우리 모두 더 풍요로운 세계로, 지구를 넘어 우주로 나아갈 수 있다. 시대는 우리에게 경쟁과 협력을 모두 요구하고 있다. 이런 게 MZ세대가 문재인 정부에 요구하는 공정이다.


오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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