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시그널] 대우건설 매각 최종까지 남은 세가지 관문은

1조 규모 소송 가액·3조원 해외 사업서 우발채무 변수

2조 1,000억 인수금 중 외부 조달 9,000억 원 관건

대우건설이 추진하는 베트남 하노이 도시개발사업 ‘스타레이크시티’ 조감도/자료제공=대우건설대우건설이 추진하는 베트남 하노이 도시개발사업 ‘스타레이크시티’ 조감도/자료제공=대우건설




KDB인베트스먼트와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그동안 입찰 절차 과정에서 대우 건설의 주요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상세 실사에서 변수가 등장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계류 중인 소송, 해외 사업장의 실상, 중흥건설의 자금 조달 방안을 주요 관문으로 꼽는다.



① 소송 가액 1조, 뇌관될까= 중흥건설은 상세 실사 과정에서 9,904억 원에 달하는 대우건설의 소송 관련 우발채무를 들여다 볼 계획이다. 중흥건설은 입찰 과정에서 해당 소송의 내용을 일정 부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상세 실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이 중에는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관급 공사를 따내기 위한 입찰에 여러 건설사와 참여하면서 담합 의혹을 받은 것 등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해 기준 대우건설이 피고로 계류된 건수는 249건으로 액수 기준 1년 만에 1,300억 원 가량 늘었다. 이 중 1심 이상 가지 않은 사건은 대우건설이 충당금을 쌓지 않아 앞으로 비용이 될 수 있다.



그 밖에 재고 자산이 급증한 점도 의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토지 등 재고 자산이 1조 4,793억 원으로 1년 만에 6,065억 원 늘었다. 대우건설처럼 재고 자산을 바로 건설 원가로 잡지 않고 쌓아두면 원가가 늘지 않아 회계상 이익이 늘어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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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재고에 대해 중흥건설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시공에 주력하지 않고 사업 이익을 늘리기 위해 시행을 통한 자체 사업을 늘리려면 토지를 미리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흥이나 호반 등 중견 건설사가 대형 건설사보다 빠르게 성장한 배경은 시행 덕분”이라면서 “대우 건설도 앞으로 자체 사업을 늘리기 위해 토지 등을 구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② 해외 사업 8조 중 부실 어디까지= 해외건설 부실은 번번이 대우건설의 발목을 잡아왔다. 중흥 건설도 사전부터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검증했다. 그 결과 해외 사업 수주 8조 원 중 5조 원에 달하는 나이지리아와 이라크 사업장은 원청 업자로 계약한 건이 있어 최악의 경우에도 손실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2조 6,000억 원 규모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건설 사업은 뚜렷한 이유 없이 토지세 통지가 나지 않으면서 지연되고 있다. 중흥건설은 해외 수주에서 원청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③ 자금 조달 방안은=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번 매각에서 최대 600억 원 가량만 가격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이 때문에 중흥 건설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각종 우발 채무를 추산했다. 매년 순익 3,000억 원을 벌 것으로 전제한 뒤, 우발 채무를 제외한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약 3조 원으로 보고 여기에서 우발 채무를 반영해 2조 1,000억 원을 적정 가치로 평가했다. 중흥건설은 내년 대우건설과 합치면 당기순이익 1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설사 우발채무가 발생해도 이 같은 순익으로 상쇄할 수 있다는 논리다.

중흥 건설은 올해 연말까지 자체 현금만 1조 1,600억 원 이상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9,000억 원 가량은 은행, 증권사 등 외부에서 조달하되, 내년 연말까지 최대 2조 원이 들어오기 때문에 분기별로 중도 상환하는 조건이다. 어떤 투자를 하더라도 최소 1조원 이상 여유 자금을 유지하는 중흥건설 자금 운영 원칙에 따라 인수금융을 마련하는 측면도 있다. 다만 만기가 짧더라도 일부 은행들은 건설사에 인수금융을 대 줄 수 없다는 분위기여서 증권사 등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일부 증권사는 중흥건설이 정상적인 영업에 필요한 현금 이외 이외 추가 현금을 마련하고, 복수의 금융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흥 건설이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을 우려해 깐깐한 조건을 내건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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