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 '반도체 굴기 상징' 칭화유니…과잉투자에 결국 법정관리행

클라우드 등 사업확장 패착

채권자 휘상은행 파산 신청





중국을 대표하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칭화유니그룹이 결국 파산·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것이 패착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차이신에 따르면 칭화유니의 채권자 중 하나인 휘상은행은 전날 “칭화유니가 만기 채무를 상환할 수 없고 모든 부채를 갚기에 자산이 충분하지 않다”는 내용의 파산·중정(법정관리) 신청서를 베이징 제1중급인민법원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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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화유니가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과잉 투자 때문이다. 칭화유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졸업한 중국 국립대학인 칭화대가 1988년 설립한 회사다. 칭화대 소속 기술지주회사인 칭화홀딩스가 칭화유니의 지분 51%를 갖고 있으며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자오웨이궈 회장이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국유 기업인 칭화유니는 정부로부터 지원 받은 막대한 자금으로 메모리 업체 양쯔메모리, 통신칩 설계 전문 업체 쯔광잔뤼·유니스플렌도어, 팹리스 쯔광궈웨이 등을 설립했다. 본업인 반도체 외에도 클라우드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매년 늘려왔다. 그러나 글로벌 선두 업체와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을 쌓지 못했고, 이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칭화유니의 부채는 527억 8,000만 위안(9조 3,388억 원)이다. 결국 지난해 11월 칭화유니는 13억 위안 규모의 회사채 상환에 실패했다. 만기 연장을 채권단에 요청했지만 이마저 무산됐다. 그러나 칭화유니는 반년 넘게 경영을 지속해왔다. 중국에서는 기업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해도 곧바로 부도로 이어지지 않는 대신 일정 기간 은행으로부터 운전자금도 빌려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칭화유니의 파산은 시 주석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굴기’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칭화유니가 법정관리를 통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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