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로터리]온라인 플랫폼 규제, 균형있는 관점이 필요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올해 7월 기준으로 미국의 시가총액 상위 5개사(애플·MS·아마존·구글·페이스북)와 중국의 상위 5개사 중 3개사(텐센트·알리바바·메이투안)가 모두 정보기술(IT)기업이다. 우리나라도 카카오와 네이버가 시가총액 상위 3·4위를 차지해 전통적인 제조·금융 기업을 압도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정보 처리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의 성격을 가진다는 점에서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미 수많은 소비자가 누리고 있고, 많은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해 저성장 시대에 급속 성장하는 대표적인 신(新)산업으로 꼽힌다.



그런데 정치권과 정부의 인식은 어떠한가. 툭하면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하며 미래에 대비하겠다 외치지만 과연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적 움직임에 관(官)이 따라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온라인 플랫폼 산업을 규제하려 여러 방면에서 시대착오적인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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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 영업 제한처럼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규제하는 법안,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입점 업체와 계약할 때 무조건 1년 이상의 계약 기간을 강제하도록 하는 법안, 수수료 등 가격 인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안 등을 통과시키려 추진 중이다.

온라인 장보기를 규제한다고 전통 시장 등 소상공인이 보호될 것이라는 것은 큰 착각이다. 양자의 고객층이 완전히 겹친다고 할 수도 없다. 로켓배송·새벽배송·B마트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이를 규제한다고 해서 과연 이용하지 않을까. 오히려 새로 창출된 e커머스 시장에 소상공인이 참여해 ‘윈윈’ 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계돼야 한다.

음식 배달 앱으로 주문을 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리뷰와 별점 평가다.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아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교체가 필요한 입점 업체에도 무조건 1년 이상의 계약 기간을 강제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주택 시장에서 계약 기간과 가격 인상을 제한한 임대차법의 시행으로 전세가 사라져가고, 신혼부부들이 집주인의 면접을 보며 경쟁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처럼 플랫폼 시장에서도 비슷한 규제가 시행되면 플랫폼 기업이 처음부터 경쟁력 있는 업체만 골라 애초에 높은 가격으로 계약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아져 적은 자본과 경험으로 시장에 신규 진입하려는 소상공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법들이 ‘공정’ ‘상생’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다. 과연 이것을 시행하면 공정과 상생이 실현될까. 도리어 자유로운 시장 질서를 왜곡해 원치 않았던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과거 전통적 산업을 가정해 만든 규제를 새로운 산업에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극히 조심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에 없는 규제를 먼저 만들어 우리 스스로 경쟁력 있는 국내 산업의 성장 동력을 꺾는 것은 아닌지 균형 있는 관점이 필요한 때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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