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초저금리 1년 만에 시중 통화량 330兆 급증

넘치는 유동성에 금융불균형 심화

유동성으로 주식·부동산·코인 투자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현금운송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될 설 자금 방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현금운송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될 설 자금 방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50%로 내린지 불과 1년 만에 시중 통화량이 330조 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늘어난 통화량이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못한 채 부동산·주식·암호자산 등 자산시장을 달구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넘치는 유동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올해 5월 광의통화(M2)가 3,385조 원으로 한 달 전보다 21조 4,000억 원(0.6%) 늘었다고 13일 밝혔다. M2는 시중 통화량을 보여주는 지표로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 상품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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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M2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6조 7,000억 원,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 15조 7,000억 원이 늘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주택과 주식 거래자금과 생활자금 수요 영향으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주식거래자금이 유입되면서 기타금융기관의 유동성도 불어났다.

M2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내렸고, 불과 두 달 만에 0.50%로 0.25%포인트를 추가 인하했다. M2(평잔, 계절조정계열)는 지난해 3월(2,982조 7,000억 원)까지만 해도 3,000조 원을 밑돌았으나 불과 1년 2개월 만에 400조 원이나 증가했다.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로 내린 지난해 5월(3,051조 1,000억 원) 대비로도 333조 9,000억 원이나 늘었다.

시중 자금은 단기 부동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협의통화(M1)는 5월 1,265조 4,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7조 원(0.6%)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22.3%로 지난해 6월(21.3%) 이후 20%대 증가율이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마땅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M1 증가율은 점차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레버리지 투자를 늘리는 등 경제주체의 위험추구성향도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에서도 넘치는 유동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5월 열린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M2 증가율이 가계신용을 중심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경제주체들이 확대된 유동성을 실적배당상품이나 주식, 부동산, 가상자산 투자 등 수익 추구 행위에 활용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주의 깊게 점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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