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 정책을 추가한 한국판 뉴딜 2.0 추진 계획을 마련해 1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내년부터 4년 동안 8조 원을 투입하는 청년 정책은 저소득 청년들의 자산 형성, 주거 안정, 교육비 경감 등에 초점을 맞췄다. 연 소득 2,200만 원 이하인 청년이 월 10만 원을 납입하면 정부가 최대 30만 원을 매칭해 추가로 돈을 얹어주는 ‘청년내일저축계좌’를 신설한다. 연 소득 2,200만~3,600만 원인 청년이 연 최대 600만 원씩 2년 동안 적금을 부으면 시중금리보다 2~4%포인트의 이자를 더 주는 ‘청년희망적금’도 생긴다. 이밖에 연 소득 5,000만 원 이하 청년도 ‘청년전용보증부월세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소득 기준이 완화되는 등 청년 지원 방안이 총망라됐다.
이번 청년 정책으로 지속 가능한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청년에게 직접 돈을 나눠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여당이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정부 주도로 청년을 상대로 매표 행위에 나선 셈이다. 청년들에게 푼돈을 안겨주는 1회성 지원으로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 현금은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되레 일할 의욕까지 떨어뜨리는 독약이 될 수 있다. ‘벼락 거지’ 신세가 된 청년을 위한 최상의 복지는 질 좋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고 그물을 나눠주는 게 바람직한 것과 같은 이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 동향에서 청년 취업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오자 “고용의 양적 측면뿐 아니라 세부 내용 측면에서도 개선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며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기저 효과가 크고 질 낮은 단기 일자리 위주로 증가했다는 사실은 애써 감추려 한다. 청년들에게 무늬만 일자리가 아닌 진짜 일자리를 주고 싶다면 기업 의욕을 꺾는 규제를 완화하고 기울어진 노사 운동장부터 바로잡아야 한다.